17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영국 왕실 업무를 담당하는 켄싱턴궁은 트위터로 “해리 왕자 커플의 결혼을 축하하는 분들은 선물 대신 자선 단체에 기부를 해주길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오는 19일 영국 윈저성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두 사람은 개인적으로 관심을 둔 사회 문제와 연관한 7개 자선단체를 선정했다. 노숙자, 에이즈, 환경 보전, 여성의 권리 등과 관련한 단체들이다.
그중 인도 뭄바이에 본부를 둔 자선단체인 ‘미나 마힐라’는 여성의 권리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해온 마크리가 선정한 것이다. 이 자선단체는 뭄바이 빈민가에 사는 여성들에게 위생 패드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크리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지난 1월 뭄바이를 방문했을 때 얼마나 많은 여성이 생리에 대한 낙인으로 힘겨워하는지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의 수마티 조쉬 대표는 “월경은 매우 자연스러운 생리 현상이지만 인도에서는 이를 일종의 금기로 여기고 있다”며 “식료품점 직원이 남성일 때 여성들은 위생용품을 사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나 마힐라는 15명의 현지 여성을 고용해 위생 패드를 제작한다. 50명의 직원은 빈민가의 여성들에게 패드를 배포하는 역할을 한다. 조쉬 대표는 “우리는 집집이 방문해 여성들에게 월경이 당연한 생리 현상이라는 점을 교육하고, 이들이 패드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한다”고 말했다. 미나 마힐라 재단은 지난 2년간 50만 개의 패드를 만들어 15개의 빈민가에 사는 여성 3000명에게 배포했다.
빌&멜린다게이츠재단이 후원한 연구에 따르면 인도에서 여학생의 71%는 월경을 시작하기 전에 생리가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생리를 시작하게 되면 수치심을 느낄 가능성도 커진다. 또 인도에서 여성들은 생리 기간에 신앙 활동을 하거나 음식을 만지는 것이 금기시돼 생리에 대한 낙인 효과도 크다.
인도국립가족건강조사에 따르면 15~25세 인도 여성 중 생리 기간에 위생 패드를 쓰지 못하는 여성이 4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를 포함한 기타 원조 단체는 위생 패드를 사지 못하는 여성들이 낡은 옷, 신문 등을 패드 대신 사용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박테리아가 번식해 질병을 확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윈저성에서 열리는 결혼식에는 2640명의 하객이 초대됐다. 여기에는 미나 마힐라 재단의 수하니 자로타 설립자와 함께 재단의 자원봉사자 1명, 뭄바이 현지 직원 2명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