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는 18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권 회장의 거취와 관련된 논의를 진행했다. 이사회에 앞서 권 회장은 거취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퇴 여부를) 이사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말해 가능성을 시사했다.
권 회장의 사퇴설은 꾸준히 제기됐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회장직에 오른 만큼 ‘전 정부 인사’라는 낙인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스코가 작년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무난하게 경영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만만치 않았다. 실제 권 회장은 포스코 5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면서 미래 비전을 선포하는 등 의욕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갑자기 상황이 급변하게 된 배경에는 황창규 KT 회장의 경찰 조사가 거론된다.
전날 황 회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소환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에 상황이 비슷한 권 회장이 심경에 변화를 일으켜 스스로 사퇴를 결심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권 회장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추측도 제기된다. 포스코 수장은 그동안 정부가 정해왔다는 점에서 이 분석 역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권 회장은 모 사외이사를 통해 청와대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정해진 수순으로 보면 된다”며 “공기업이나 공기업 성격의 기업에 대한 인사가 포괄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후임 회장은 내부 인사가 승진할 가능성이 먼저 나온다. 외부에서 회장이 영입될 경우, 문 정부도 낙하산 인사를 등용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임 회장 후보로는 장인화, 오인환, 최정우, 박기용 등 포스코와 계열사의 전·현직 사장들이 물망이 오르고 있다.
이날 모인 사외이사진은 의장인 김주현 파이낸셜뉴스 사장을 필두로 이명우 동원산업 사장,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신배 SK그룹 전 부회장, 정문기 성균관대 교수, 장승화 서울법대 교수, 김성진 서울법대 겸임 교수 등 7명이다.
권 회장의 사퇴하면서 이사회는 곧장 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꾸려 후임 회장 선출을 위한 밑그림을 그린다. 이사후보추천 및 운영위원회 위원장은 박병원 전 경총 회장이 맡는다. 위원회가 후보를 추천하면 주주총회를 거쳐 후임 회장이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