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떨어지며 2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재정환율인 원·엔환율도 15원 이상 급락해 1년 4개월만에 최대 하락폭을 경신했다.
밤사이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우려가 완화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뉴욕시장에서 3대 증시가 급등하는 등 위험선호 현상을 보였다. 수급적으로도 월말에 따른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많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미중간 무역전쟁이 파국으로 치닫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원·달러가 최근 급등락을 지속하면서 1070원선은 지켜졌다고 전했다. 월말 네고물량에 1060원선을 시도할 수는 있겠지만 박스권인 1065원과 1085원선을 깨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1074.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075.9원과 1069.6원 사이를 오갔다. 장중 변동폭은 6.3원을 보였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15.78원 급락한 1013.45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1월18일 18.7원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역외환율은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2.1/1072.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6.05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4.98포인트(0.61%) 상승한 2452.06을, 코스닥은 5.15포인트(0.60%) 오른 858.84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91억5700만원어치를 매수한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1744억44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밤사이 미국 증시가 3% 가까이 오르면서 원·달러도 많이 빠졌다. 달러 위안 환율시장에서도 달러가 비교적 큰 폭으로 약세를 기록 중이다. 결국 미중간 무역전쟁이 치킨게임의 막장보다는 서로 양보할 것이라는 믿음이 반영된 듯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원·달러 환율 박스권인 1065원과 1085원이 공고해 이를 벗어나긴 당분간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미국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살아나면서 원·달러도 이를 반영하며 시작했다. 장초반 지지부진하다 점심 무렵 추가 하락했다. 호주달러가 순간적으로 튄 영향을 받은 듯 싶다. 이후 오후장에서는 수급에 의해 등락했고 1070원대가 지지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역외시장을 반영한 것 치고는 생각보다 많이 하락했다. 지난주에도 1060원, 1070원, 1080원대로 급등락한 바 있어 내일 또 어떤 흐름일지 예상키 어렵다”며 “다만 월말에 따른 네고물량이 생각보다 많았다. 오늘도 장중한때 1060원선을 타치했다는 점에서 또다시 1060원대를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58엔(0.55%) 오른 105.63엔을, 유로·달러는 0.0030달러(0.24%) 상승한 1.2472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