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는 한달만에,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년4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안전자산선호 현상이 확산한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에 연 500억 달러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에 대응해 중국도 보복관세로 맞대응했다.
주가가 급락했고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금리가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원·달러는 기존 박스권인 1065원에서 1085원 사이를 유지했지만 무역전쟁 향방에 따라 방향을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즉 박스권 상단이 뚫리면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1081.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한때 1083.5원까지 올랐다. 이 또한 2일 장중 기록한 1083.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 저점은 1079.0원이었다. 장중 변동폭은 4.5원에 그쳤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20.29원 급등한 1033.4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11일 1043.95원 이후 6개월만에 최고치다. 또 2016년 11월9일 36.49 급상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79.1/1079.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8.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79.26포인트(3.18%) 급락한 2416.76을, 코스닥이 41.94포인트(4.81%) 폭락한 829.68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332억4300만원을, 코스닥시장에서 320억8000만원을 각각 매도했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10년물은 4.6bp 떨어진 2.648%를 보였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주식시장이 이끄는 장이었다. 미·중간 무역전쟁이 촉발하면서 미국 증시는 급락했고 코스피도 3% 가까이 떨어졌다. 원·달러도 역외에서부터 많이 올랐다. 원·엔 환율도 20~30원 가까이 상승했다. 주가가 급락하고 채권이 강세를 보이는 전형적인 위험회피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은 무역전쟁 전개 상황과 주식시장 흐름에 달려있는 것 같다. 1065원과 1085원 레인지에 있던 원·달러가 연준(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하락하는가 싶더니 다시 위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며 “1085원을 뚫는다면 상승추세를 지속하겠다”고 진단했다.
6시22분 현재 달러·엔은 0.48엔(0.46%) 하락한 104.94엔을, 유로·달러는 0.0022달러(0.18%) 상승한 1.2331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