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인사이드] “부르는 게 값” 수입차 정비 공임

입력 2018-03-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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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표준정비 공임 8년째 손놔…대부분 보험사 통해 수리하는 허점 이용

▲수입차 업계의 들쭉날쭉한 정비 공임은 여전히 논란이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적절한 정비요금을 조사하고 연구해 공표해야 하지만 8년째 답보 상태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이 없음.(이투데이DB)
▲수입차 업계의 들쭉날쭉한 정비 공임은 여전히 논란이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적절한 정비요금을 조사하고 연구해 공표해야 하지만 8년째 답보 상태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이 없음.(이투데이DB)

수입차 서비스는 해당 지역 공식 딜러가 맡는다. 서비스센터 신축을 조건으로 판매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최근 수입차 판매 경쟁이 심해지면서 차 판매 마진이 줄다 보니 이제 정비 서비스로 인한 수익에 더 집중하고 있다.

먼저 자동차 정비에 필요한 노동자의 근로요금은 크게 시간당 공임과 표준정비 공임으로 나뉜다. 시간당 공임은 수리에 소요된 시간에 따라 공임을 곱한다. 표준정비 공임은 통상적인 소모품, 즉 엔진오일을 비롯한 통상 정비에 필요한 품목을 사전에 책정해 놓은 것이다.

현행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에 따르면 보험사와 자동차 정비업자 간의 정비요금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적절한 정비요금을 조사하고 연구해 장관이 그 결과를 공표하도록 돼 있다. 보험업계와 정비업계는 이를 따라야 하는 구조다.

업체별로 차이가 존재하지만 현재 시간당 공임은 2만8000원 안팎이다. 일부 수입차는 더 높은 정비 공임을 책정하고 있기도 하다. 문제는 국토부가 2010년 이후 정비요금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가격 결정의 자율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나아가 8년째 머물러 있는 정비공임이 자동차 업계, 특히 수입차에서는 제각각이라는 점도 논란이다. 대부분 수리에 비싼 비용이 드는 만큼 보험사를 통해 수리되는 경우가 많은데 보험사들이 작은 공임 하나하나를 따지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하기도 한다.

예컨대 냉장고에서 김치와 콩나물을 꺼낸다고 가정하자. 냉장고 문을 열고 닫는 데 필요한 노동력이 필요하고 이게 공임에 해당한다. 그러나 일부 수입차의 경우 문을 열고 닫는 공임을 김치와 콩나물에 각각 부과하기도 한다.

나아가 운전자가 알지 못하는 갖가지 항목을 추가해 비싼 정비 비용을 청구하기도 한다. 정비에 필요한 시간당 공임을 추가하면서 특정 장비를 사용할 경우 부과 비용을 덧붙이기도 한다.

많은 고객들이 이런 부당한 정비 행태에 대해 둔감한 상태다. 리스나 렌터카로 신차를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내 차”라는 소유욕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일부 수입차 딜러사가 이를 악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효율적인 정비공임 산출을 위해 ‘자배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구체적 내용은 협의 중이지만 골자는 보험업계와 정비업계가 직접 참여해 자율적인 협의를 거쳐 정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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