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업계 ‘슈퍼주총데이’는 3월 셋째, 넷째 주 금요일인 16일과 23일이다. 우선 유한양행, 광동제약, 한미약품, 종근당, 코오롱생명과학, 대원제약, 삼진제약, 삼일제약 등이 16일 주총을 연다. 2년 연속 제약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한양행은 주총에서 이정희 대표이사를 재선임할 것이 유력하다. 최근 유한양행 CEO 임기가 3년 연임으로 관행화된 데다 이 사장은 2015년 취임 후 3년간 회사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일찌감치 연임이 예상됐다. 특히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으로도 선출되며 유임에 확실히 힘이 실렸다.
다국적제약 출신 영업마케팅 전문가인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도 2015년 취임 후 종근당의 영업마케팅 변화를 주도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일궈왔다는 점에서 연임이 확실히 점쳐지고 있다. 종근당은 올해 R&D 투자 확대를 통한 혁신신약 개발과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 마련을 통해 올해 14% 성장을 달성,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한다는 목표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사장도 재선임이 예상된다. 지난해 말 국내 출시에 성공한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신약 ‘인보사’의 시장 안착을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 사장은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세 번째 임기를 맞게 된다.
23일에는 셀트리온, 대웅제약, 일동제약 등이 주총을 연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예상되는 곳은 대웅제약이다. 이종욱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달 임기만료와 함께 2006년부터 12년간 유지해 온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종욱 부회장은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용퇴를 결정했으며 앞으로 대웅제약 고문 역할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빈자리는 지난달 28일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윤재춘 대웅 대표이사 사장과 전승호 대웅제약 글로벌사업본부장이 함께 채우게 된다. 윤 사장은 2015년부터 대웅제약의 지주사인 대웅 대표이사를 맡아오며 그룹 내 살림살이를 총괄해왔다. 전 본부장은 대웅제약에서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공동 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역량을 강화하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보툴리눔톡신제제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표이사 선임건은 주총이 끝난 후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일동제약의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의 경우 이정치 대표이사 회장의 재선임이 확실시된다. 이 회장은 2003년 이래 올해로 16년째 CEO를 맡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이 회장의 다섯 번째 재선임안이 상정돼 통과되면 이 회장은 ‘최장수 CEO’ 반열에 오르게 된다. 제약업계에서는 현재 이 회장에 앞서 이성우 삼진제약 사장과 성석제 제일약품 사장이 각각 2001년, 2005년부터 회사를 이끌어 오며 대표적인 장수 CEO로 자리매김했다.
오너 일가 출신 CEO들의 재선임도 줄을 이을 전망이다. 한미약품과 삼진제약은 16일 주총에서 각각 장남 임종윤 사장, 공동 창업주인 최승주·조의환 회장의 재선임 안건이 상정돼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GC녹십자도 21일 주총에서 오너 3세인 허은철 대표이사가 재선임될 예정이며, JW중외제약은 22일 주총에서 이경하 JW중외제약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것이 확실하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계열사 사내이사로 각각 재선임, 임기를 3년씩 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