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기고]신약개발의 새로운 기대주 '제브라피시'

입력 2018-03-0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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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병년 대표의 실험동물 이야기⑦]사회적 성향 가진 제브라피시 통해 신경계 질환 접근 가능..비용·시간도 크게 단축

제브라피시(zebrafish)를 네이버 생명과학사전에서 찾아보면 첫 문장이 '인도 원산의 담수어, 성어는 3~4cm, 수정란을 얻기 쉽다'로 시작한다. '수정란이 2일반만에 만들어지고 투명해서 배아의 관찰이 용이하며 치어는 2~3개월에 생식가능한 성어가 된다'고 기록되어있다.

이 작은 물고기가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와 에보텍. 임상시험 수탁기관인 피일로닉스 등에서 신약후보 물질에 대한 유효성, 독성, 안전성 평가 등에 대규모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왜 이들은 이 작은 물고기에 열광할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김철희 교수(충남대학교)와 신희섭 단장(기초과학연구원)이 참여하는 국제공동연구팀이 자폐증에 관여하는 새로운 신경계 사이토카인 유전자를 발견하고 후속연구를 통해 이를 증명했다고 밝혔다. 연구는 유전자가위기술을 이용해 제브라피시와 생쥐에게서 특정 유전자를 제거한 다음 정상개체들과 비교했다. 뇌질환연구에 중요 연구자원이 된 제브라피시의 효용성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경계 질환은 신약개발 분야에서 중요한 도전영역 중 하나다. 암을 비롯한 난치병은 다양한 접근방법으로 새로운 시도가 끊이지 않지만 신경계 질환은 일반적으로 효과적인 약물이 거의 없는 실정인데다 개발도 더디다. 특히 새로운 중추신경 약물은 검증된 표적이 거의 없다. 우울증, 조현병 등 정신질환은 지표정량화가 안된다. 이런 현실을 딛고 성과를 낸 이면에는 인간과 유사한 척추동물인 제브라피시의 단순 자극- 반응 행동과 학습과 수면 같은 복잡한 행동 등 다양한 행동력을 탐색한 데이터가 잘 정리되었기에 가능했다. 한마디로 각자의 개성을 가진 사회적 성향을 지닌 제브라피시의 인간 형태와의 유사성이 데이터화 되었다는 뜻이다.

제브라피시는 인간과 매우 닮은 점을 살려 해외에서는 유명 CRO들이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에 많이 활용하고 있으며 점차 범위를 늘려가는 추세에 있다. 국내도 2016년 한국화학연구원이 주관한 '한국 제브라피시 플랫폼사업단'이 출범해서 신약후보물질 개발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우정비에스씨도 2016년 제브라피시 사육장비를 설치하고 신약후보물질 조기 검증 서비스부터 시작하였다.

전통적으로 약물개발은 작은 분자들의 표현형 효과에 기반한다. 최근에는 표적에 의한 접근법(Target-based approach)도 채택하고 있으나 전체 신약개발의 절반 이상은 표현형 기반 접근법으로 개발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 방법에 의한 물질탐색(screening)에서 제브라피시 활용도는 매우 높다. 기존 세포를 이용한 탐색법에 비해 살아있는 제브라피시의 배아나 유생에서 수행되므로 체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을 볼 수 있다. 2D와 4D로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또한 치어와 성체는 간, 신장과 혈액 뇌장벽을 갖고있어 체내 흡수와 목표조직에 도달하는 과정을 확인 할 수 있어 독성반응을 이해하는데도 유용하다.

제브라피시는 연구비용과 시간이 절감되는 효과도 뛰어나다. 신약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특히 실패 비용의 조기 확인은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 도전해야 하는 부담을 숙명으로 여기는 연구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다.

여기까지가 현재형이라면 미래는 어떨까? 바이오산업의 가장 큰 관심은 질병 극복을 위한 신약개발인 만큼 더 많은 연구노력이 펼쳐지게 될 것이고, 사각지대에 있다시피 했던 신경계질환을 비롯한 난치병 극복에 귀중한 연구자원으로서 연구자들의 총애를 받게될 것이다.

인체의 질병원인은 수많은 돌연변이로 인해 쉽게 밝혀지지 않는다. 신약개발은 이들 돌연변이들의 속성을 파악하고 영향력 있는 치료제 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를 찾아내는 일이다. 제브라피시는 유전자 조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표적이 된 돌연변이를 다른 동물모델 보다 훨씬 쉽게 표현 할 수 있는 장점으로 질병 유전자의 검증에 절대 유리하다. 또한 수십 또는 수백 개의 인간 돌연변이를 재구성하고 표현 효과를 수월하게 평가할 수도 있다.

해외에서는 활성화 단계이지만 우정비에스씨가 국내는 아직 덜 알려진 제브라피시 실험서비스 사업에 과감히 투자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신약후보물질 초기단계의 검증하는 기술력을 확보해서 후보물질의 독성 및 효능을 빠르게 평가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물질을 평가하고 최적의 유효물질을 탐색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우정은 올해들어 실험시설을 늘리고 신규 장비를 추가로 설치함으로써 신뢰성 높은 데이터 생산을 위한 준비를 마쳤으며, 수생태독성평가 GLP 추가 인증을 통해 신뢰성 있는 기관으로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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