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GM에 대한 신규투자와 출자전환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회생의 단초인 GM 신차(CUV)는 창원공장에 배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지엠이 신차 생산권을 확보한다면 수출 중단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막을 수 있다. 이 경우 현재 생산 중인 경차들은 점진적으로 단종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22일 관련업계는 GM 본사의 신차 가운데 적어도 한 차종은 창원공장의 설비 라인 개조를 통해 생산될 것으로 관측했다. 2021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신차는 소형 해치백과 SUV의 장점을 아우르는 이른바 ‘크로스오버 모델(CUV)’이 될 전망이다.
1991년 설립한 한국지엠 창원공장은 당시 대우그룹이 정부와 손잡고 추진한 국민차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다. 800cc 엔진과 차 길이 3.6m 이하의 소형차를 전담해 생산하는 경차 전용 공장이다. 티코를 시작으로 마티즈와 스파크를 생산했고, 경상용차 다마스도 이곳에서 나온다.
반면 공장의 생산 효율성은 늘 문제로 지적됐다. 인건비는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 상대적으로 신차 단가가 낮은 경차를 생산하다보니 마진이 적었다. 한 마디로 만들어 팔아도 남는게 없었다는 것.
수출도 녹록지 않았다. 값싼 경차는 물론 소형차 역시 ‘현지생산 현지판매’가 기본 룰이다. 수출과정에서 높은 운송비가 추가되면 현지에서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유일했던 유럽 수출길도 막혔다. 한국지엠은 GM의 유럽 자회사 오펠(OPEL)을 통해 경차 스파크를 수출했다. 현지에서 오펠 칼(Kal)이라는 이름으로 팔렸다. 반면 GM이 오펠을 푸조그룹에 매각하면서 수출길도 막혔다.
경상용차 다마스도 곧 단종된다. 2013년 안전 및 배기가스 기준에 미달해 단종됐던 차다. 이후 소상공인연합회와 자영업자 등의 요청에 따라 2014년 생산을 재개했다. 정부 역시 안전 및 배기가스 기준을 완화하며 지원했다. 유예기간은 오는 2019년 끝날 예정이다.
결국 창원공장의 생산설비 재편이 아주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된다. 경차 대신 글로벌 시장 SUV 광풍에 맞춰 소형 CUV를 생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가능성은 GM이 한국지엠에 신차 물량을 배정한다는 가정아래 점쳐볼 수 있다. 거꾸로 신차 배정에서 제외되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이 창원공장이라는 뜻도 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값싼 소형차는 점진적으로 단종 수순에 접어들고 있다. 유럽과 일부 동남아시아를 제외하면 사실상 경차 수요도 찾아보기 어렵다는게 자동차 업계의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 높은 인건비(한국)를 통해 생산한 값싼 소형차(또는 경차)는 수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 결국 경차 등급을 넘어선 차종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GM본사가 신차 생산을 배정한다고 가정하면 1차적으로 창원공장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차 전용생산 공장이었던 만큼 일부 생산라인 재설정(Re-Tooled)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