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상무부는 이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거나 쿼터(수입 제한) 조치를 권고하는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세 가지 무역 규제 방안을 제안했다. 철강에 대해서는 △모든 국가의 수입에 대해 최소 24%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한국·중국·러시아·브라질 등 12개국에 최소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모든 국가에 대해 대미 수출액을 지난해의 63%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7.7% 관세를 모든 국가에 적용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등 5개국에 23.6%의 관세를 부과△모든 국가에 지난해의 86.7%로 대미 수출액을 제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상무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철강은 4월 11일까지, 알루미늄은 4월 19일까지 결론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철강 수입에 대한 규제를 공약했고 이를 이행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언급해왔다면서 어떠한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수입 규모는 미국 경제를 약화하고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수입제한이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다만 과거에는 주로 이란이나 리비아 등의 석유 수입에 적용해왔다.
CNN머니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로스의 보고서가 수입산 철강 제품이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한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권고안이 위험한 선례를 세웠다고 전했다. 부시 행정부의 경제 자문이던 필 레비는 “트럼프 대통령은 누구나 ‘국가 안보’를 핑계로 들 수 있는 문을 열었다”라면서 “이것은 국제 무역 전쟁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철강산업 일자리는 1990년대 후반부터 줄어들었다”면서 “이것이 왜 국가안보 문제인가”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관세로 인한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의 가격 상승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항공우주산업협회 대변인은 “업계가 의존하는 전 세계 공급망에 관세가 의도하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로스 장관은 “미국 철강 및 알루미늄 소비자들에 대한 급격한 비용상승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것이 큰 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