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신임 법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법원종합청사 1층 청심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임하기도 전에 과거 저녁식사 자리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라 면목이 없고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민 법원장은 "개인적으로 자성하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고 나아가 법원 내에서 양성평등 구현에 부족함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미진한 점은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내세운 '좋은 재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민 법원장은 "법원 본연의 업무는 재판"이라며 "승패가 갈리는 재판 속성상 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재판은 어렵고 또 힘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한계는 있지만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재판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적어도 공정하다, 수긍할 만하다는 평가는 받아야 할 것"이라면서 "재판을 지원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업무에 부담이 되는 행사나 모임을 줄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민 법원장이 오면서 법원에서 가장 주목했던 것은 사무 분담이다. 김 대법원장이 춘천지법원장 시절 일선 판사들에게 사무분담을 정하도록 맡겼던 시도를 중앙에서도 실현할지가 관심사였다. 그는 이날 "이번 인사에 따른 사무분담부터 법관회의를 통해 법관들 의사가 적극 반영되도록 하겠다"며 "기획 법관도 가능하면 법관회의가 선출해 추천해주시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민 법원장은 사법연수원 14기를 수료하고 1988년부터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프랑스 교육파견과 대법원 재판연구관 경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선 법원에서 재판을 해왔다. 서울행정법원 노동전담 재판부에서 근무하고 노동법 커뮤니티 회장을 역임하는 등 행정법 분야에 조예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