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역겹다던 ‘슈퍼카 브랜드’의 변심

입력 2018-02-1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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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 엔진 기반의 ‘스포츠카 감성’을 강조했던 포르쉐와 애스턴 마틴 등 ‘슈퍼카 브랜드’들이 잇따라 고성능 순수전기차(EV) 개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르면 내년에 첫 양산형 모델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때 전기차를 두고 “역겨운 발상”이라고 꼬집었던 슈퍼카 업계가 결국 대세에 따르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포르셰는 내년 후반에 첫 순수전기차인 ‘미션 E(Mission E)’를 선보인다. 미션 E는 최대 600마력의 시스템 파워를 갖췄고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5초에 불과하다. 유럽연비측정법(NEDC)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00㎞ 이상이다. 미션 E는 2015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카로 공개된 바 있다. 포르셰는 2022년까지 총 60억 유로(약 8조160억 원)를 투자해 미션 E를 포함한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애스턴 마틴은 내년에 155대 한정으로 순수전기차인 ‘라피드 E(Rapid E)’를 출시한다. 라피드 E는 스포츠카 라피드 AMR을 기반으로 만들어지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소 320㎞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F1으로 유명한 영국 윌리엄즈 어드밴스드 엔지니어링과 협력해 파워트레인을 개발해 최대 800마력의 시스템 파워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마세라티와 맥라렌 등도 전기차 개발을 추진 중이다. 마세라티 모기업 FCA그룹은 지난해 8월 투자자 컨퍼런스콜에서 마세라티 전기차 출시 계획을 밝혔다. 마세라티는 내년 SUV 르반떼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고, 2020년 첫 전기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맥라렌은 최상위 제품군인 얼티메이트 시리즈에 해당하는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는 맥라렌이 하이브리드 슈퍼카 ‘P1’의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기차를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 양산에 부정적이던 페라리가 최근 입장을 선회해 관심이 쏠린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페라리 CEO는 지난달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전기 슈퍼카가 있다면, 페라리가 첫 번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마르네오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내연기관 엔진이 없는 페라리를 상상할 수 없다며 “역겨운 발상”이라고 말했다. 슈퍼카 브랜드 관계자들도 “내연기관 엔진이 없는 차는 차가 아니다”라고 할 정도로 전기차에 부정적이었으나, 슈퍼카 업계의 태도가 180도 바뀐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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