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줌인]外風 불어와도… 아랑곳 않는 셀트리온

입력 2018-01-23 10:50 수정 2018-01-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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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 잇단 매도 보고서에도 ‘허쥬마’ 등 3개 시밀러 유럽 진출 원년 기대

셀트리온이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의 잇단 매도 보고서에 주가가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은 단기적인 주가 부침과 상관없이 올해 예정된 일정을 꾸준히 수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셀트리온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8289억 원, 영업익은 매출액의 62%에 달하는 5174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전년에 비해서도 각각 44%, 105% 증가한 수치다. 당기순이익 역시 82% 오른 40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실적의 배경에는 램시마와 트룩시마의 글로벌 판매 확대가 자리잡고 있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CT-P13)는 2013년 9월 처음 유럽에서 출시된 이래 점유율을 기하급수적으로 확대해왔다. 2014년 1%였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이듬해 11%, 2016년 30%, 2017년 3분기 49%로 빠른 속도로 확장했다. 유럽 지역 매출만 2016년 기준 4245억 원에 이른다. 미국 시장의 경우 화이자와 손잡고 2016년 12월 론칭 이래 1년 만에 4.9%의 점유율을 보이는 등 빠르게 안착 중이다.

 혈액암 치료용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CT-P10)의 경우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유럽 판매가 시작되면서 매출 증가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4월 영국 출시를 시작으로 4분기까지 총 11개 국가에 판매를 시작한 이래 램시마보다 빠른 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트룩시마 판매가가 램시마 대비 좋은 반면 판매가는 더 높이 책정돼 트룩시마 판매가 높아지면 매출에서 영업익이 높아지며 수익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주가는 국내외 증권사들이 최근 잇따라 내놓은 매도 보고서에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매도 보고서들은 셀트리온 연구개발(R&D) 상당 부분을 비용이 아니라 자산으로 분류하고 있어 수익성이 부풀려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제약사의 R&D 비용은 회계처리 방식에 따라 비용인 연구비로 분류될 수도, 자산인 개발비로 분류될 수도 있는데, 셀트리온의 경우는 동종 업계에 비해 과도하게 R&D 비용을 자산으로 반영했다는 것이다. 한상희 도이치방크 애널리스트는 리포트에서 “셀트리온 그룹이 직접 지출한 R&D 비용 비율은 27%에 불과하다”며 2016년 57%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기 어렵고 35%가량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추산했다.

 셀트리온은 이런 지적에 대해 바이오시밀러 업종 특성을 무시한 왜곡된 해석이라며 적극적으로 반박 의견을 내기도 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들이 허가 전 개발비를 자산화하는 것은 정상적인 회계처리 방식”이라며 “신약은 실패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고 상업화 가능성이 낮아 비용 처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동치는 주가가 실적과 펀더멘털을 반영하느냐 문제로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셀트리온은 앞으로 올해 일정을 묵묵히 마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인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를 유럽 시장에 출시하고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어내면서 실적을 한층 더 끌어올릴 예정이다. 지난해 유럽에 론칭한 트룩시마의 경우 올 상반기 미국 FDA 승인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램시마의 새로운 제형인 램시마SC의 임상도 올해 안에 끝낸다는 목표다. 일정 지연 등 다른 변수가 없는 한 3개의 바이오시밀러가 견인하는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은 “2016년 미국에서 램시마의 FDA 허가와 론칭에 성공한 데 이어 2017년 두 번째 출시한 트룩시마는 램시마보다 훨씬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부터는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인 유방암 치료제 허쥬마를 통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는 기대한 대로 고속 성장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유럽에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세 제품이 모두 진출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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