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57% 올랐다. 8·2 대책 발표 직전인 7월 말 수준으로 상승률이 회귀한 것이다.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작년 9월 '50층 재건축'을 허용하기 전까지 전용면적 76㎡가 15억 원 안팎에 그쳤으나 최근 18억5000만 원 짜리 매물이 거래됐다. 현재 이 아파트 전용 82㎡의 호가는 최고 20억 원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역시 아파트 수요 심리에 들썩이고 있다. 중개업소마다 매수 대기자들에게 매물이 나왔다는 사실을 먼저 알리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 강세는 일반 아파트로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연초 고가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등을 높이기 위한 보유세 개편에 착수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송파구 잠실 리센츠 전용면적 84.9㎡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기 전 11억~11억5000만 원이던 시세가 현재 16억 원을 호가한다.
반면 서울 외곽의 아파트 시장은 여전히 한산하다.
노원구의 경우 지난 8·2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이후 가격이 떨어진 뒤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상계동 보람아파트 33평형은 현재 시세가 4억~4억1000만 원으로 8·2 대책 직전보다 1000만 원가량 하락했지만 거래가 드문 상황이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벽산라이브파크 등도 8·2 대책 이전보다 가격이 떨어졌지만 매물이 있어도 거래가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결국 서울 강남 집값을 부채질한다고 분석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금 강남 집을 가진 사람들은 베이비부머 세대들이고 강남 수요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 규제로 가격이 떨어져도 팔지 않고 자식한테 물려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강남이라는 특정 지역을 겨냥해 부동산 정책을 펼치기보다 강남 만한 주거지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무주택자들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는 게 시급하다"며 "정부가 밝힌 서울 시내 공공택지 개발계획들이 조속한 시일 안에 구체화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