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에코’를 선두로 스마트 스피커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내년이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관계자들을 인용해 스마트 스피커 시장 전망을 전했다.
스마트 스피커는 지난해 폭발적인 판매량 증가를 기록했다. CES를 주관하는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스마트 스피커 판매량은 2700만 대로 2016년보다 279% 증가했다. 올해에도 6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븐 코닉 CTA 수석 연구원은 “2017년은 스마트 스피커에 중요한 해였다”면서 “꽤 빠른 속도로 인공지능(AI) 비서가 테이블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스마트 스피커는 앞서 신기술로 주목받은 가상현실(VR) 헤드셋이나 스마트워치, 드론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2019년 스마트 스피커가 연간 5600만 대 판매되며 시장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스마트 스피커의 저렴한 가격이 보급 확대를 부추긴다. 아마존 에코닷과 구글홈 미니는 50달러(약 5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알렉사와 같은 AI 비서가 자동차나 TV 등 다른 장치에 내장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이 비교적 싼 스마트 스피커를 빠르게 구입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마존은 일찌감치 스마트 스피커 선두 자리를 차지했다. 벤 바자린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 애널리스트는 “올해에도 아마존의 독주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CES 언론 공개에서 업체들은 알렉사와 연동된 헤드폰과 거울, 샤워기, 전등 스위치와 화재경보기 등을 선보였다. 주방·욕실 용품 제조업체 콜러는 욕실에서 알렉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마이크와 스피커를 결합한 거울을 내놓았다. 젖은 손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고도 조명이나 난방 창치를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이다. 퀄러는 ‘알렉사 거울’의 가격을 300~400달러로 책정했다. 올해 말에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적용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제시 르멜 콜러 제품 관리자는 “시장 선두주자이기 때문에 아마존과 먼저 협업했지만 플랫폼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TA 측은 AI 비서와 함께 동영상 및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올해 상반기에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IT산업은 매출은 전년보다 4% 증가한 35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와 같은 다른 전자기기 시장이 둔화하는 가운데 스마트 스피커의 도약이 전자 산업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