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불법 사찰 혐의를 받는 우병우(51·사법연수원 19기) 전 청와대 민정조정수석을 재판에 넘겼다.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4일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 최윤수(51·사법연수원 22기) 전 국정원 2차장, 추명호 전 국익정보국장 등과 공모해 이석수(55) 전 특별감찰관 등 공직자와 민간인을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의 혐의를 중대 범죄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민정수석과 국정원이 국가권력을 남용해 특정인과 특정 단체를 사찰했고, 결과를 바탕으로 사찰 대상자에 대해 찍어내기 등 배제 공작에 활용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우 전 수석이 전달받은 불법사찰 정보는 자신에 대한 특별감찰 진행상황, 이 전 특별감찰관의 개인적인 친교관계다. 더불어 문체부 공무원과 정치인에 대한 비위 정보, 정부에 비판적인 교육감들의 약점과 이들에 대한 견제 방안, 문화예술계 및 과학기술계 단체 중 정부 비판적 단체와 그들의 활동 내용 등이 있다.
검찰은 이 같은 정보가 국정원이 취급해야 할 국내 보안 정보와 무관한 것이며 이를 캐내기 위해 특정인과 특정 단체를 사찰한 행위는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것으로 봤다.
무엇보다 우 전 수석이 이 전 특별감찰관을 사찰한 것은 자신에 대해 진행되고 있던 특별감찰을 방해하고 이를 무력화시킬 의도가 있는 것으로, 국정원이라는 정보기관을 사익을 위해 동원했다고 규정했다.
한편 추 전 국장은 우 전 수석과 공모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22일 국정원법상 불법 정치관여와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최 전 차장의 경우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