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황태덕장에서 인부가 눈 내린 덕장에 명태를 널고 있다.
세상 풍파 견뎌내며 內功 쌓아가는 인생처럼
얼었다 녹았다 반복하며 맛 들어가는 黃太
가출한 명태가 대관령 산골로 돌아왔다.
생태,동태,북어,코다리,황태,먹태,백태,노가리...
잡는 방법과 가공방법, 지역에 따라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명태.
매콤하게 쪄낸 코다리찜이 상에 오르면 우리네 아버지들은 소주 여러 병에 삶의 시름을 덜어냈다.
어머니들은 북어를 북북 찢으며 가슴 속 화를 풀어냈고, 말갛게 끓인 국으로 아버지는 그 다음 날 속을 풀었다.
그렇게 명태는 맛도 생김새도 우리와 친숙한 생선이다.
하지만 어느 날 명태가 동해를 떠났다.
2000년대 들어 어획량이 급격이 줄어들더니 2008년에는 어획량 공식기록 '0'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연간 어획량이 1~2톤에 불과하다.
우리가 만나는 명태의 대부분은 러시아산이다.
지천으로 널려있던 명태 사이로 불어오던 비릿한 바람은 추억 속 풍경이 되어버렸다.
강원도의 한 겨울 추위속에 얼어다 녹았다를 반복해 이듬해 봄 우리의 식탁으로 돌아올 명태.
입김 한 숨, 눈 한 움큼으로 명태와 함께 겨울이 깊어가고 있다.
최유진기자 strongman55@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황태덕장에 명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황태덕장에 눈이 쌓여있다. 명태는 덕장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해 이듬해 봄 황태로 출하된다. 최유진기자 strongman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