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사흘연속 하락하며 1070원대에 바싹 다가섰다. 수출업체의 달러매도 물량이 계속된데다 장중 위안화 강세 및 달러 약세도 한몫했다. 다만 당국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1080원은 지켜지는 분위기였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사흘째 떨어지며 2년만에 950원대로 내려앉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월말을 앞둔 원화수요에 수출업체들의 달러매도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미국에서 세제개혁안이 상원을 통과한 가운데 이에 대한 시각은 상반되는 분위기다. 즉 세제개혁안 통과가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과 오히려 위험선호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달러 강세 요인일 것이라는 쪽에서는 당국 경계감까지 맞물려 1080원을 지지할 할 것으로 봤다. 반면 위험선호 요인으로 보는 쪽에서는 연말 수출업체 달러매도까지 가세하면서 1070원대를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예측했다.
역외환율을 반영해 1086.0원에 출발했던 원·달러는 개장초 1086.4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하락반전하면서 1080.2원까지 떨어졌다. 장중 변동폭은 6.2원으로 6일(8.0원) 이후 보름여만에 가장 큰 변동성을 보였다.
100엔당 원화환율은 6.78원 내린 956.85원을 나타냈다. 이는 2015년 12월7일 947.6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상승반전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85.1/1085.6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1.2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6.16포인트(0.25%) 떨어진 2472.37을, 코스닥은 10.91포인트(1.42%) 급락한 755.27을 보였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3066억원을, 코스닥시장에서 555억8900만원을 각각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장중 수급에 의해 움직였다. 월 중반 이후 수출업체들에서 달러나 네고물량을 내놓고 있다”며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하고 있지만 연말을 앞둔 차익실현 후 원화계정에 놔두는 자금일 가능성이 커 달러 매수재료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결국 내부 수급에 의해 원·달러가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말을 앞두고 원화자금이 필요한 업체들은 달러를 매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세제개혁안 통과가 위험선호심리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1070원대를 염두에 둬야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위안화가 급하게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도 연동해 움직였다. 달러가 전체적으로 약하기도 했다”며 “롱스탑이 나왔고 연말로 인한 네고물량도 꾸준했다. 다만 당국 경계감에 1080원은 지지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당국 경계감과 함께 미국 세제개혁안 통과 가능성도 강달러 재료다. 1080원을 테스트하며 지지력을 확인하는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17엔(0.15%) 오른 112.97엔을, 유로·달러는 0.0027달러(0.23%) 상승한 1.1837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