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마켓, 옥션을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코리아는 소방관 지원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사회공헌 분야에 힘을 쏟아왔다. 사회공헌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도맡아온 홍윤희 이베이코리아 이사는 “사회 ‘공헌’보다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라는 단어를 선호한다”면서 사회 전체 시스템에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베이코리아는 2월부터 상대적으로 열악한 처우에 놓인 지역을 우선적으로 정해 소방관들을 지원해왔다. 출동 상황이나 대기 공간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강원도에는 제설기, 경상남도에는 열화상 드론, 광주에는 꼬임방지 소방호스 등을 지원하는 식이다. 소방관들이 구조자를 위한 골든타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출동이 원활해야 하지만 눈길, 깜깜한 산길, 잔뜩 꼬여서 푸는 데만 몇 분이 걸리는 소방 호스 등이 걸림돌이었다. 이런 곳에 신발건조기, 안마의자 등 출동에 도움을 주지만 국가 지원이 나오지 않는 용품을 맞춤 지원했다. 홍 이사는 “첫 지원사업 동영상이 공식 SNS 계정에서 일주일 만에 총 70만 뷰를 돌파했다. 소방관이 직접 단 댓글을 봤을 때 뿌듯했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이베이코리아는 정보 소외계층에 대한 판매교육 지원도 하고 있다. 최근까지 3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픈마켓 교육을 받았다. 2009년부터 시작한 해외수출 지원 활동으로는 올해 한국인터넷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특히 장노년층, 장애인 등 정보 소외계층에 오픈마켓 판매교육을 제공하는 투게더 프로그램도 있다. 10년 전 옥션 장애인 창업스쿨 출신 농아인 판매자가 올해 한 이베이코리아 행사에서 특별상을 받았다.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파워셀러가 된 자신의 노하우를 다른 농아인들에게 전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5회나 교육을 진행한 공로였다. 홍 이사는 “이 사람이 진행하는 교육을 농학교 학생들이 반짝이는 눈으로 듣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10년 전 뿌린 희망의 홀씨가 열매를 맺은 듯한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홍 이사는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베이코리아의 소셜 임팩트는 ‘회사 역량을 통해 수익성이 낮아도 공익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활동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라는 기치 아래 담당자 2명이 발로 뛰고 있다. 홍 이사는 “단순히 퍼주고 마는 것이 아니라 직원이나 회원, 이용자 등 기업 구성원들이 충분히 공감하고 참여가 가능하도록 기업의 비즈니스 역량과 밀접하게 연계해야 한다. 그래야 해당 프로그램이 오랫동안 기업 내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용품 코너인 옥션 ‘케어플러스’가 바로 그런 경우다. 홍 이사는 휠체어를 타는 아이를 키우며 장애용품 코너가 있으면 좋겠다는 소망으로 회사 아이디어 콘테스트에 지원했다가 떨어지기도 했다. 사내 이곳저곳 다니며 7차례 거절 당한 후 작년 말 의료용품 카테고리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코너를 열었다. 장애용품 불모지인 한국에서 용기 있게 장애용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에 마케팅 채널을 제공하는 공간이기도 하다.“사회공헌이 아니라 장애용품도 비즈니스가 될 수 있고 장애인들 역시 쇼핑 욕구가 있음을 알려주고 싶어서 만든 코너”라는 홍 이사는 “기부나 시혜라는 관점만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임팩트까지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