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극복 경험을 되살려 저성장 장기화 등 대내 펀더멘털 약화라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위기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1일 이규성 전 재경부 장관과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을 초청, 전경련회관에서 '외환위기 극복 20년 특별대담 : 위기극복의 주역으로부터 듣는다'를 개최했다.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이날 대담회에서 "1997년 외환위기는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대외채무 급증 등 대외건전성이 취약한 상태에서 아시아 외환위기 등 외부충격의 가세로 발생했지만 최근 경제위기의 양상은 이와 다르다"고 진단했다.
이어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엔 통화와 재정 긴축정책을 추진해 외환보유액이 확충됐지만 이 과정에서 경기침체와 대량실업에 따른 사회 불안이 커졌다"며 "기업 재무건전성과 금융안전망이 정비되는 등 성과가 있었지만 노동부문 개혁은 유연성 제고가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제상황을 보면 경상수지, 외환보유액 규모 등 대외건전성은 개선됐지만 저성장 장기화, 양극화, 가계부채 급증 등 대내 경제 펀더멘털이 약화됐다"며 "새로운 경제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규성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현재 우리 경제는 ICT의 융합과 4차 산업이라고 하는 기술의 대변혁기를 맞이했다"며 "이에 부응할 수 있는 기술개발과 함께 위기가 닥쳐도 (정상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는) 복원력을 갖기 위한 유연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의 어려움은 외부 여건 보다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본다"며 "우리가 (경제회복을 위한 방안들을)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또한 "국민이 개인적 권익과 이익만 추구하기보다 사회와 기업의 발전을 함께 생각해야 하고, 기업인도 외환위기 때처럼 이익은 사유화하고, 비용은 사회화하는 일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대담은 외환위기 20년을 맞아 외환위기 정책책임자를 초청, 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나누고 경제위기가 재발되지 않기 위한 혁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