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이 패닉장을 연출 중이다. 금리가 급등한 것도 원인이지만 채권투자의 또 다른 방식인 스프레드 거래에 대한 포지션이 꼬인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국고채 30년물을 중심으로 한 장단기 커브부터 크레딧, 본드스왑에 이어 물가채까지 손절이 나오면서 이같은 진단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부 증권사들에서 북을 정리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는 소문이 확산하고 있다. 채권시장 주변에서는 구상권 청구설 등 소문이 난무하며 흉흉한 분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오후 한때 물가채 금리가 36.4bp나 급등했다. 이는 최근 각종 스프레드 거래에서 손실을 보면서 일부 기관들이 북정리를 지시하고 나선 때문으로 추정된다.
전일까지 국고10년물과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BEI가 91.3bp로 20일 94.6bp에서 손실을 기록 중인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국고채 30년물과 10년물, 5년물, 심지어 3년물까지 엮어 스티프너 포지션(단기물 매수, 장기물 매도)을 구축했던 딜커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황이었다.
채권금리가 급등한 반면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가 꼼짝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평온했던 이자율스왑(IRS) 금리도 영향을 미쳤다. 본드스왑이 일제히 와이든되면서 불안감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전일 기준 5년물 본드스왑은 -25.6bp를 기록하며 2016년 12월5일 -26.6bp 이후 11개월만에 와이든됐다. 여기에 크레딧금리도 급등하면서 관련 포지션에서도 손실이 컸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각종 스프레드 포지션이 다 언와인딩하며 손절물량을 쏟아내는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또다른 참여자도 “장단기 커브와, 본드스왑, 크레딧에 이어 오늘 물가채까지 모든 스프레드를 다 풀고 있다. 모두 다 손실을 봤다는 의미며 결국 북을 정리하라는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장 주변 소문은 더 횡횡하다. 한명당 수억원씩 손실을 봤다는 소문에 구상권청구설까지 다양하다. 한 채권시장 참여자는 “딜커들을 해고하면서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소문도 들린다. 어제는 집을, 오늘은 외제차를 팔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강물이 아직 따뜻한가라고 묻는다는 소문도 들린다”고 전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참여자는 “시장이 공포 상황인 것을 보면 대강은 정리돼가는 것 같다”면서도 “일단 30년물이 약세를 보여야 손절도 일단락될 듯 하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