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승승장구에도… 다음 먹거리 고민하는 韓 반도체

입력 2017-10-26 09:21 수정 2017-10-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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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들어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있는 원동력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높은 점유율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세계 D램 점유율을 합하면 71%에 달한다. 낸드플래시 역시 50%에 육박한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슈퍼호황기가 불을 붙힌 격이다. 문제는 슈퍼호황기가 꺾인 이후다. 슈퍼호황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전문가들 사이에도 견해가 엇갈리고 있지만, 끝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는 없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이후 먹거리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시스템반도체 분야 중 하나인 파운드리다. 이 분야는 미국 퀄컴과 영국 ARM 등 팹리스 업체들로부터 설계를 받아 생산만 담당하는 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의 핵심인 시스템반도체는 팹리스 설계에 따라 실제 생산역할을 담당하는 파운드리 역할이 중요하다.

2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최근 이 회사 반도체 미국법인은 산호세 현지에서 근무할 파운드리 산업 분석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영입된 전문가는 파운드리 산업의 경쟁적 관계 등을 분석하고, 미래 성장 계획을 세우는 역할을 하게 된다. 5~7년 이상 업계 경력을 갖추고, MBA 혹은 비즈니스-마케팅 분야 석사 이상을 선호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시스템LSI사업부 내 팀이었던 파운드리 조직을 5월 별도의 사업부로 격상,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10나노미터(nm) 2세대 공정을 기반으로 더 미세한 공정인 8나노 공정(8LPP)을 개발했다. 10나노 2세대 대비 전력효율은 10% 높아지고, 면적은 10% 줄일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 공정을 통해 최근 화두인 가상화폐 채굴용 프로세서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쟁이 격화되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7월 파운드리 전문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아이씨를 출범했다. 초대 대표이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김준호 사장이 선임됐다. 김 사장은 “공정과 기술서비스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을 다변화해 수익성 기반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시장 글로벌 점유율은 각각 7.9%, 0.2%에 불과하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성장할 여력이 더 충분하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은 연 평균 7.8% 성장해 2021년이면 819억3000만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률은 D램(5.3%), 낸드플래시(6.1%)보다 높은 수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고, 공정 기술이 중요한데 이는 투자여력과 기술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에 유리하다”며 “4차 산업 시대를 맞아 시스템 반도체 수요도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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