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욱 바른정당 의원이 한국지엠(GM)의 경영상 문제점과 철수설 논란을 따지는 데 정책적 역량을 발휘했다.
지 의원은 23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을 증인으로 불러냈다. 영어 통역으로 증인 신문에 시간이 상당히 소요되는 데다 카젬 사장이 “경영 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답변만 내놔 답답한 분위기가 연출됐지만, 지 의원은 집요하게 돌려 묻기를 반복하면서 카젬 사장의 진의 파악에 주력했다.
지 의원은 한국지엠의 이전가격 문제에 관한 세무조사를 받을 것을 카젬 사장에게 직접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율이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 평균인 80%를 상회하는 94%로, 미국 지엠에 거의 원가로 모든 물량을 넘겨줘 제 살 깎아먹기식 영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 의원은 “80% 원가율이라면 6600억 원 당기순손실이 1조 원의 흑자로 바뀐다”며 “우리 정부를 통해 이전가격에 대한 세무조사를 요청하고 싶은데 받아들이겠느냐”고 질문해 카젬 사장으로부터 “이전가격에 대해선 세부내용이 필요하면 제출할 용의가 있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지 의원은 국감 본격 시작 전부터 한국지엠의 부실화에 주목하고 쟁점화했다. 9월 최근 4년간의 한국지엠 감사보고서를 분석,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한국지엠이 이 기간 미국 지엠홀딩스에 4400억 원에 달하는 대출이자와 업무지원비용을 지출해 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에는 주주로서 수익성 향상을 요구하는 등의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아 직무유기를 했다고 질타하기도 했다. 앞서 8월엔 산은의 ‘한국지엠 사후관리 현황’ 보고서를 공개하고 한국지엠의 국내 철수 가능성과 대응 상의 한계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