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이 이달 말 또 한번 분열될 가능성이 커졌음에도 국내 거래소들은 아직 대응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10일 빗썸·코빗·코인플러그(CPDAX)·코인원 등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이달 25일 출범되는 비트코인 골드(BTG)의 지급여부에 대해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골드는 일부 채굴자와 개발자들이 비트코인의 성능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새로 만들려는 가상화폐다.
지난 8월 1일 비트코인의 대대적 업그레이드인 '세그윗(Segwit)' 업데이트 때 대형 채굴업체 비트메인(Bitmain)이 비트코인 유사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캐시(BCH)'를 분리한 것과 같은 개념이다.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들은 비트코인에서 비트코인 골드가 새로 분리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존 비트코인 소유자들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직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관련 방침을 정하지 않아 거래소를 통해 지급되는 비트코인 골드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25일 이전에 이용 중인 거래소가 비트코인 골드 지급을 확정하지 않고 개인 지갑에 보관할 경우 비트코인 골드를 자동으로 지급 받을 수 있다"며 "다만 비트코인 캐시 분열 때처럼 결국 거래소들이 고객들의 비트코인 골드를 지급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이 비트코인 캐시와 비트코인 골드 등으로 나눠지는 것은 가상화폐가 컴퓨터 코드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가상화폐는 기존 시스템을 복사한 후 수정해서 새로운 시스템으로 분리할 수 있다. 이를 하드포크라고 한다.
비트코인 골드도 비트코인 채굴자 중 한 업체가 하드포크를 주도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채굴자들을 중심으로 비트코인이 분열되는 것이 장비 채산성과 관련됐다고 입을 모았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비트코인 입출금을 중개해주고 보상으로 수수료와, 새로 생성된 비트코인을 받는다. 채굴자가 많아질 수록 더 빠른 컴퓨터 장비가 필요하게 되는 구조다.
경쟁자들이 채굴용 컴퓨터를 업그레이드 할 수록 기존 장비의 채산성이 급격히 하락한다.
특히 세그윗과 같이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할때마다 기존 시스템의 채산성은 낮아진다.
채굴자이 자신들의 장비 채산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가 새로운 코인을 개발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비트코인 골드를 출범하는 채굴자는 비트코인 채굴전용 컴퓨터 칩(ASIC)이 아닌 일반 컴퓨터 그래픽장치(GPU)로도 채굴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가상화폐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절대적이던 비트코인 채굴 시장에 러시아와 일본 업체들이 진출한다는 소식에 따라 기존 중국 채굴자들이 새로운 코인 발행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중국 채굴자들이 노후화된 장비를 이용하기 위해 새로운 가상화폐를 계속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