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주정부가 1일(현지시간)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강행한 가운데 이르면 이번 주 독립을 선언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2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도 투표 종결 후 가진 TV 연설에서 분리독립 투표와 관련해 유럽연합(EU)에 지지를 호소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희망과 고통이 함께한 이날 카탈루냐 시민들은 공화국으로서 독립국을 세울 수 있는 권리를 획득했다”며 “(최종 결과가 나오는) 향후 며칠 내 투표 결과를 카탈루냐 의회에 통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곧 의회 통보 후 48시간 인해 독립을 선언하고 스페인 정부와 EU 협상에 들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푸지데몬 수반의 계획대로라면 오는 6일 카탈루냐 정부가 독립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분리독립 투표에서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호르디 투룰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전체 개표된 230만 표 중 분리독립 찬성표가 200만표에 달한다고 밝혔다. 카탈루냐 주 정부 측은 스페인 중앙정부의 투표 저지가 시작되기 전 찬성표가 180만 표 정도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이번 투표가 불법이며 투표 결과는 법적 효력이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분리독립 투표 진행을 반대에도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주민투표를 강행하자 스페인 정부는 바르셀로나 주요 투표소에 경찰력을 동원해 투표소를 봉쇄하거나 투표함을 압수했다. 일부 투표소에서 경찰이 고무탄을 쏘는 등 강제 해산에 나서자 이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충돌이 벌어졌고, 840명이 넘는 시민이 다쳤다는 카탈루냐 주 정부는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카탈루냐 주 정부의 독립 선언이 사실상 법적 효력이 없어 국제사회도 인정할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탈루냐가 독립적 지위를 얻으려면 스페인을 비롯해 EU 회원국 모두에게 이에 대한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 이에 카탈루냐 분리독립 투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역시 제한적이었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후 유로·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43% 하락한 1.1743달러를 나타냈다. 유로·파운드 환율은 전일 대비 0.18% 떨어진 0.8805파운드를 기록했다. 쿤 고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뱅킹 그룹 아시아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카탈루냐 상황이 유로 가치를 낮추긴 했으나 유럽 자산 가격에 더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스페인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가 나온다. 이번 카탈루냐 분리독립 투표 강행 조치는 스페인이 10년간의 경제적 트라우마에서 간신이 벗어난 직후 나왔다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카탈루냐는 스페인에서도 가장 생산성이 높은 지역으로 손꼽힌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경제의 5분의 1을 차지하며 스페인 수출의 25%를 담당한다. 또한 스페인 정부 세수의 21%가 카탈루냐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