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박삼구, 이동걸 만나 "금호타이어 대표 자진사퇴 하겠다"

입력 2017-09-2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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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금호타이어 문제 해결을 위한 담판을 지은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이 26일 금호타이어 자진사퇴를 발표하면 채권단은 자율협약 개시를 위한 논의에 나선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이날 "전일 박 회장이 산업은행을 찾아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박 회장이 먼저 제안했다. 금호그룹에서는 박 회장, 박홍석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실장(부사장), 윤병철 금호아시아나그룹 재무담당 상무가 참석했다. 산은 측에서는 이동걸 회장, 정용석 구조조정 부문 부행장, 김석균 구조조정1실장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이어 우리은행을 찾아 이광구 은행장과도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대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전일 저녁 주주협의회 실무자 회의를 소집했다.

이에 따라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을 졸업한지 3년 만에 자율협약에 들어가게 된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26일 오후 3시에 금호타이어 자율협약과 관련된 안건을 논의한다. 자율협약은 절차상 채권단 100%가 동의해야 가능하다.

채권단은 이에 앞서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금호타이어 차입금 1조3000억 원에 대한 만기 연장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금호타이어가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채권단의 출자전환, 감자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국내 여신, 해외 여신 등을 합하면 모두 4조 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만기 연장 채권에 대해 출자전환을 단행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신규자금 투입은 아직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전향적으로 산은에 손을 내민 것도 채권단 도움없이 유동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자구안의 핵심으로 꼽히는 중국 공장 매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중국 측에서도 금호타이어 인수할 때 중국 공장이 아니라 베트남과 미국 공장을 보고 들어온 것"이라며 "중국 공장만 따로 매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앞서 금호타이어 매각이 진행중일 때 우선협상자였던 더블스타를 찾아 합작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매각 진행 중 더블스타를 두 번이나 만나러 갔다"며 "합작 형식으로 함께 하자고 제안했지만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실상 중국 공장 매각이 어렵게 되면서 자구안의 의미가 없어졌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1안으로 제시했던 유상증자에 대해서는 채권단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1방안으로 낸 것은 금호타이어를 2000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의미"라며 "채권단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방안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호타이어가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노동자들의 고통분담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박 회장 등 경영진이 퇴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채권단이 인력 구조조정, 임금 삭감 등 노동자의 고통분담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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