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정책실험에 나서고 있다. 김 부총리가 얽히고설킨 복잡한 산업현장에 관계부처 장관들과 함께 방문해 규제 개선과 지원을 한 곳에서 해결하는 실험이다.
20일 정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부총리가 제안한 관계부처 현장방문이 관가와 산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김 부총리와 규제 및 정책 집행을 하는 각 부처 장관들이 현장에서 같이 애로사항을 직접 듣고 토론하는 형식이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서다.
정부 관계자는 "이전에도 부총리나 각 부처 장관들이 산업현장을 방문해 간담회를 개최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자리는 많았다"며 "하지만 부총리와 여러 장관들이 함께 산업현장에 나가 한 자리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고 규제개선과 정책지원을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관계부처 장관들의 현장방문이 처음으로 이뤄진 것은 이달 8일이다. 이날 김 부총리는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과 함께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PLK 테크놀로지를 방문했다. 혁신성장의 모범 사례인 PLK는 2000년 현대자동차 사내벤처팀으로 출발해 2003년 분사한 통합 운전보조 시스템 전문기업이다.
이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정책과 재정직원을 통해 혁신 인프라와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혁신자본 조달을 위한 M&A지원, 규제완화와 철폐를 통해 혁신적인 기업경영활동을 지원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백 장관도 산업에서 일하는 경영자를 찾아뵙고 산업현장의 애로사항이 없도록 정책적 지원에 힘쓰겠다는 뜻을 내비쳤고 김 위원장은 사내 벤처기업의 규제완화 의견을 청취했다.
이에 대해 박광일 PLK테크놀로지 대표이사는 "혁신성장이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벤처기업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조그만 기업에 3개 부처의 장관들이 방문해 놀랐다"며 "이런 관심이 계속된다면 중소벤처업계도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 같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김 부총리가 18일 저출산 문제 총력대응을 위해 찾은 서울 구로구청 내 협업형 직장어린이집인 사랑채움어린이집과 신한은행 본점에도 관계부처 장관들이 같이 했다. 이날 김 부총리의 현장 방문에는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은 물론, 손병석 국토교통부 1차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등이 함께 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저출산의 원인과 육아의 어려움,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가로막는 다양한 장애물과 제도 개선사항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고 관계부처 장관둘이 성실히 답변하는 모습이 연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