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중국을 사랑합니다. 우리(롯데)는 절대적으로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하기를 바랍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올해 초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하지만 롯데마트는 중국 진출 10년 만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백기를 들었다.
롯데마트의 매각 결정을 신호탄으로 롯데그룹의 중국 엑시트가 도미노처럼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롯데그룹은 14일 중국 내 112개 롯데마트 매장 처분을 위한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현지 롯데마트에 운영자금을 수혈하는 등 어떻게든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애썼으나 중국 당국의 보복 장기화로 피해 규모가 누적되면서 매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매수자가 있는지, 시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등을 조사하는 매각 초기 단계이며 매각 규모 역시 일부일지 혹은 전부일지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롯데마트를 제외한 다른 중국 사업의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ㆍ중 관계 개선 전망이 어두워짐에 따라 롯데그룹의 ‘차이나 엑시트’가 롯데마트를 시작으로 현지에 진출한 22개 계열사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안팎에서 나온다.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는 중국 현지 채용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단계다. 계약직인 판매원부터 시작해 인력 조정으로 고정비를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롯데홈쇼핑도 현지에서 7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2008년부터 3조 원을 쏟아부은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도 표류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첫 단추인 ‘롯데월드 선양’ 건립 건은 지난해 12월부터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중단됐다. 다만 롯데월드는 롯데마트와 달리 공사 단계인 만큼 매각은 고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롯데는 중국 현지에 롯데마트와 톈진, 청두, 선양 등 백화점 5곳, 롯데리아 11개 점, 롯데제과 2곳, 롯데칠성음료 2곳, 롯데케미칼 4곳, 롯데알미늄 1곳 등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으며 중국 사업의 공시된 누적 손실만 2조6000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