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룻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밤사이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아시아장에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데다 코스피가 하락하고 외국인도 주식시장에서 매도에 나선 영향을 받았다. 월말이지만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이 없었다는 점도 원·달러 상승에 힘을 보탰다.
밤사이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0%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예측치(2.8%)는 물론 이전 수치(2.6%) 보다 높은 수준이다. 8월 민간부문 고용도 23만7000명으로 예측치 18만5000명보다 많았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긴축을 타진할 연준(Fed)의 9월 FOMC가 다가오면서 미국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장은 이번주말 미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1120원에서 1130원 초반 사이 등락을 예상했다.
역외환율도 올랐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4.0/1124.4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24.2원) 보다 0.25원 상승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가 9.10포인트(0.38%) 하락한 2363.19를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1101억65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외국인 주식 순매도와 함께 월말임에도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활발하지 않았다는 수급적 측면과 함께 밤사이 미국 고용과 성장률 지표가 좋았던 점이 뒤늦게 아시아장에서 반영되면서 위안화나 싱가포르 달러 대비 달러가 강세를 보인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아래 모두 막혀있는 국면이다. 9월부터는 미 연준 FOMC를 앞둔 국면이 이어지겠다. 자산축소에 대한 선결조건인 지표가 중요한 가운데 9월 첫주 고용지표와 둘째주 물가지표 및 소비지표 등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지표가 발표될때마다 변동성이 커지는 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가 반등하는 흐름을 보인데다 코스피가 빠졌고 외국인도 코스피를 1000억원 정도 팔면서 원·달러가 상승세를 보였다”며 “이번주 후반 미국 고용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지지력은 유지될 듯 하다. 북한 리스크도 남아있어 하방경직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1120원과 1130원대 초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오후 3시46분 현재 달러·엔은 0.36엔 상승한 110.52엔을, 유로·달러는 0.003달러 떨어진 1.1887달러를 각각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