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며 장중 1110원대에 진입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다만 외환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 추정 물량으로 1120원을 지지했다.
지난주말 관심을 모았던 미국 연준(Fed) 잭슨홀 미팅에서 추가 긴축에 대한 시그널은 없었다. 이같은 실망감에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 아시아 주요국 통화들도 달러대비 강세를 연출했다. 반면 수급적으로는 월말 네고(달러 매도)물량에 치우치기보다 균형을 이루는 모습이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잭슨홀 실망감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다만 박스권하단인 1115원선에서의 당국 경계감도 커 추가하락은 제한됐다고 평가했다.
관건은 역시 박스권 하단인 1115원의 하향돌파 여부에 있다고 봤다. 30일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 발표가 예고돼 있다는 점에서 이를 계기로 달러약세가 멈출 가능성도 예상했다.
역외환율도 하락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1.5/1122.0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28.2원) 보다 6.2원 떨어진 바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8.21포인트(0.35%) 하락한 2370.30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604억68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시가나 종가나 큰 차이는 없었다. 장중 움직임도 큰 의미는 없었다. 지난주 개최된 미 연준 잭슨홀 미팅 컨퍼런스에서 연준 의장이나 ECB 총재 공히 시장에세 예상했던 코멘트를 내놓지 않았다. 이에 따라 긴축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면서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인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며 “아시아시장에서도 위안화나 싱가포르달러 등 주요국 통화들이 달러대비 강세를 보였다. 월말을 앞둬 수급상 네고물량이 예상됐지만 한쪽으로 쏠리는 모습은 없었다. 1120원 아래에서는 당국의 스무딩오퍼레이션이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1115원이 유의미한 하단 레벨이다. 일단 지켜질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NH선물 애널리스트도 “잭슨홀 미팅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됐다. 옐런 의장은 통화정책에 힌트를 줄만한 발언이 없었고 나머지 인사들의 언급도 엇갈리면서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낮췄다. 이에 따른 달러지수 하락에 연동되면서 역외부터 많이 하락했고, 장중에는 1120원 지지여부를 타진하는 흐름이었다”며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소폭 매도세에 나선데다 1110원 중후반에 대한 당국 경계감도 있어 강하게 하단을 밀지 못했다. 또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숏베팅에 나선 반면 현물에서는 결제수요가 들어와 상쇄된 것도 1120원선에서 뚜렷한 방향을 보여주지 못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30일 미국 GDP발표가 예정돼 있다. 최근 흐름으로 봤을 때 양호할 것으로 보여 원·달러가 하방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그 전까지 1120원에서 막힐 것인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겠다. 1110원대로 내려가지 못한다면 기존 숏 포지션이 롱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예측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24엔 하락한 109.09엔을, 유로·달러는 0.0010달러 오른 1.1931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