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9일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자국 영공을 통과하자 일본에 비상이 걸렸다. 일본 정부가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도 불안에 빠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이 영공을 통과한 것에 대해 “이런 폭거는 전례없는 심각하고 중대한 위협”이라고 비난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긴급 회의 개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에게 “우리는 유엔 무대에서 국제사회에 북한에 대한 추가 압력 강화를 강하게 요청할 것”이라며 “강력한 미일 동맹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긴장감을 갖고 국민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는 이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회담도 시작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사일이 오전 5시 58분께 발사돼 6시 6분쯤 훗카이도 에리모미사키 상공을 통과해 6시 12분에 에리모미사키에서 동쪽으로 1180km 떨어진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항공기나 선박 등의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도발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북한에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이번 탄도 미사일 비행거리가 2700km, 최고 고도는 550km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며 자세한 내용은 분석 중이라고 발표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오전 9시 50분 현재 전일 대비 0.67% 하락한 1만9320.40을 나타내고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에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의 후지토 노리히로 수석 투자전략가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31일까지 실시되고 북한은 오는 9월 9일 정권수립일을 앞두고 있어 한반도 정세가 당분간 긴박해질 것”이라며 “이런 지정학적 리스크가 투자심리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 가치도 상승하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0.38% 하락한 108.84엔에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