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굴지의 명문 대학인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중국의 검열에 굴복했다가 역풍에 휘말리고 있다.
케임브리지대 출판부가 ‘차이나 쿼터리’의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논문 약 300편을 삭제하고 나서 세계 각국 학자들이 다시 이를 복구하라고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21(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차이나 쿼터리는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중국학 학술지다. 앞서 케임브리지대 출판부는 지난 18일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톈안먼 사태와 문화대혁명, 티베트와 위구르, 시진핑 현 국가주석에 대한 개인적인 숭배 등 민감한 주제를 다룬 논문을 현지에서 접근할 수 없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중국의 시도는 검열 시스템을 수출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청원에 나섰다. 현재 190명의 학자가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했다. 학자들은 케임브리지대가 중국 정부의 요구를 묵인하고 따르면 출판부가 내놓는 모든 저널에 대해 보이콧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원을 주도한 베이징대학 HSBC경영대학원의 크리스토퍼 발딩 교수는 “시진핑이 2012년 중국 최고 지도자가 되고 나서 자유로운 사고를 억압하는 노력이 극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며 “이는 국제 학계에서 훨씬 더 강경하게 다뤄야 하는 이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 학자와 출판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유행처럼 되고 있지만 시진핑의 권위주의적인 중국 정권에 대해서는 보복을 두려워해 훨씬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식인들도 차이나 쿼터리 사태에 한탄하고 있다. 소설가인 리징루이는 “이번 사태에 매우 실망했다”며 “탈출구가 전혀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웨이보에 탄식의 글을 올렸다.
반면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서구 교육기관은 선택할 자유가 있다”며 “중국의 인터넷 통제에 불평하는 서양인은 오만하고 어리석다. 우리의 인터넷 시장이 너무 중요해서 놓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중국 법률을 존중하고 중국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