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이 아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에 요동치면서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고 있다.
한반도는 북한 핵 미사일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 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고, 중국과 인도 사이에는 해묵은 국경분쟁이 재점화해 자칫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나흘 만에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안전자산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투자시장에 위험 회피 심리가 커졌다는 이야기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가격이 크게 오르고 거래량이 급증했다. 최근 비트코인 분열이라는 불확실성을 극복한 가상통화 비트코인은 신(新)안전자산으로 부각하며 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위험자산, 특히 증시에서는 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9일부터 사흘간 세계증시의 시가총액이 1.8%(1조4754억 달러·약 1700조 원) 증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북한을 겨냥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한 직후부터 세계증시 시총이 급감한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8일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 세계 증시 시총 감소폭은 9일 0.1%, 10일 0.53%, 11일 1.24% 등으로 갈수록 커졌다. 한국의 경우 9일부터 11일까지 증시에서 증발한 시총은 4.4%(677억 달러·약 77조 원)에 달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10일 하루 만에 44% 치솟으며 16.0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대다수의 예상을 뒤집고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최고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