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2 부동산대책 발표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급격히 가라앉고 있다.
1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에 비해 0.07% 상승에 그치며 8.2 대책 발표 이후 2주 연속 둔화됐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보다 0.25% 하락했다. 재건축을 제외한 일반 아파트는 0.13% 오르며 지난주(0.30%)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 지정 등 전방위 고강도 규제에 서울 아파트 시장이 진정국면에 접어 들면서 단기적으로 8ㆍ2 대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정부의 정책방향과 투자 심리에 민감한 재건축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냉각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 △관악(0.21%) △강북(0.21%) △도봉(0.19%) △강서(0.19%) △중랑(0.16%)이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강동(-0.28%)과 송파(-0.07%) 매매가격이 하락했다.
강동은 둔촌주공1·2·3·4단지가 500만~6500만 원 가량 떨어졌다. 재건축 단지의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에 매도자들이 매물을 싸게 내놓으면서 약세를 보였다. 송파는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가 8·2 부동산 대책 영향에 저가매물이 출시되면서 1000만~9500만 원 가량 하락했다. 일부 저가매물이 거래되기도 했지만 매수자들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관망세가 짙은 상황이다.
신도시는 0.07% 소폭 상승했다. 8·2 대책 규제에서 제외돼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경기·인천도 지난 주 보다 오름폭이 줄면서 0.03% 상승했다.
전세시장은 여름 휴가철 이사 비수기 영향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이 0.06% 상승했고,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01% 씩 올랐다.
서 연구원은 "8·2 대책에 양도세 중과, 청약1순위 자격요건 강화, 재개발 등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 LTV·DTI 강화와 같은 금융ㆍ세제 규제 등이 대거 동원되면서 일단 급한 불은 끈 것으로 진단된다"며 "최근 매도 호가 하락으로 급매물이 출시되면서 실수요자들의 머릿속이 복잡해 보이지만 정부가 이달 말 가계부채관리를 위한 대책을 준비 중이고 9월에는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부동산 공급대책 세부 내역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성급하게 매수에 나서기 보다는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