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와 주파수 교환을 마친 재계가 하반기 경영 전략 새판짜기에 나섰다. 재계는 최근 대내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상생 및 일자리 창출 등 정부 방침에 동조하면서 호실적을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을 마지막으로 기업과 새 정부 간의 교류가 대부분 마무리 됐다. 재계는 문 대통령이 당부한 양질의 일자리 확충과 협력업체 지원 방안 등을 구체화해 실행에 옮길 방침이다.
먼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하반기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앞서 열린 ‘일자리 15대 기업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하반기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그룹 역시 올 하반기 채용 규모를 애초 계획보다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속도도 높이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문 대통령과의 간담회를 마친 직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비정규직 전환 문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한화 역시 비정규직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고, 향후 추가적인 비정규직 상황을 파악해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SK와 GS 등도 동반성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2·3차 협력업체와의 임금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임금공유제 등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평소 사회적기업에 공을 들여온 최 회장은 “사회적기업 200개 지원을 통해 고용 창출을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GS그룹은 자회사인 GS리테일이 GS25 가맹점주에 9000억 원을 지원하는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가맹점주의 고충을 고려해 최저수입 보장제도를 확대한다. 최저수입 보장은 GS25 가맹점포 수입이 일정한 기준금액에 미달하면 그 차액을 본부에서 보전해주는 제도다.
이들 기업은 최근 불황 속에서 경영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발 사드 후폭풍이 사그라들고 있지 않은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함께 잘사는 사회가 되기 위해선 기업이 먼저 좋은 실적을 내야 한다”며 “실적 개선과 투자 확대, 일자리 창출, 동반성장 등이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 기업들이 앞장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