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의 임기가 사실상 반년가량 남은 가운데 그의 후임으로 거론되는 3인방이 옐런 의장과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존 테일러 교수와 글렌 허버드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학장, 케빈 워시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방문연구원이 공동 논문에서 미국의 3% 경제성장률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고 2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더 높은 경제성장 전망에 대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18일자로 후버연구소 웹사이트에 게재됐다. 연준 의장 후보는 아니지만 존 코간 후버연구소 연구원도 논문 공동 저자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논문은 “경제이론이나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생산성 저하와 기능이 충분하게 작용하지 않는 노동시장은 바로 경제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특히 기업에 대한 높은 세금과 규제 강화, 채무 확대를 수반하는 정부의 지출 증가가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명확한 통화정책 전략 부족이 기업의 투자를 막고 고용 관련 수요공급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논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세제 개혁은 생산성과 고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인 성장 기대도 높여 ‘야성적 충동(적극적 투자)’이나 경제활동의 대폭적인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주 옐런 의장이 상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트럼프 정부가 목표로 하는 3% 경제성장 달성은 매우 어렵다”고 증언한 것과 대조된다.
앞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유력하다고 전했으나 이번 논문을 발표한 세 명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워시는 연준 이사를 역임했다. 테일러는 재무부 차관을 거쳤고 허버드는 지난 2012년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밋 롬니의 경제 보좌관을 지냈다.
후계자 후보로 거론되는 3인이 하나가 돼 현 정부의 정책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자 미국 언론들은 옐런 후임 경쟁 레이스가 시작됐다고 풀이하기도 했다. 옐런의 임기 만료가 가까워질수록 각 후보의 경제와 통화정책에 대한 인식을 판별하려는 움직임이 금융시장에서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