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수만 농민들이 한국농어촌공사의 물관리 실패로 올해 농사를 망쳤다며 사장 퇴진과 피해 보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반면 농어촌공사는 농작물 피해가 가뭄으로 인한 것으로 공사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맞섰다.
13일 천수만 AB지구 경작자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농어촌공사의 농업용수 방류로 인해 해당 간척지에는 현재 9636ha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경작 불능 5020ha, 수확 감소 4616ha 규모다. 간척지 경작 농민들은 이로 인한 농작물 손실이 5만2762톤, 피해액은 580억 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들은 간월호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가 새로 담수를 한다며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하면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사 방류로 농업용수가 줄었는데 가뭄까지 겹치면서 간월호의 염도가 높아져, 농사지은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가뭄 요인도 있지만, 이를 예측 못한 농어촌공사가 물을 방류하지만 않았어도 이 정도까지의 피해는 없었다는 게 농민들의 입장이다.
이에 농민들은 정승 농어촌공사 사장 퇴진과 정부의 피해 보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감사원 감사를 통해 농업용수 폐기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수만 경작농민 300여명(자체추산)은 전날 트랙터를 몰고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앞에 모여 농성을 벌였다.
최국영 연합회 사무국장은 “천수만 AB지구의 농민 1200여명은 물관리에 실패한 농어촌공사에 책임을 묻는다”며 “정승 사장은 사퇴하고 피해액은 농림부와 농어촌공사가 전액 보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농어촌공사는 올해도 예년 수준으로 수위를 관리했으나 극심한 가뭄으로 피해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공사 측은 “올해 강수량은 1973년 기상관측 이래 최소 수준"이라며 "방류량은 전년도의 44% 수준”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