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 선생의 격려가 시인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 원동력이죠.”
청호나이스에서 윤리경영본부, CCM본부, 물류팀, 이과수 프랜차이즈팀을 총괄하면서 틈틈이 시를 써온 조희길 전무가 최근 두 번째 개인 시집 ‘시조새 다시 날다’를 출간했다.
조희길 전무는 1987년 ‘제8회 호국문예’ 당선을 계기로 문단에 정식으로 등단한 시인이다. 10대 때부터 시인의 삶을 꿈꿔오던 중학생 조희길은 1973년 제13회 신라문화제에서 백일장 중등부 장원을 차지했다. 당시 심사위원장이던 한국 문학의 거목 김동리 선생은 장원을 차지한 중학생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너는 커서 꼭 시인이 되라”고 격려해 주었다. 그 격려가 조 전무에게 시인의 삶을 꿈꾸게 하는 동시에 평생 그 꿈을 놓지 않게 해준 원동력이었다. 조 전무는 “기업인으로 30년째 살고 있지만 시인이라는 끈을 결코 놓지 못하게 된 결정적인 장면”이라고 회상했다.
이번 시집에는 조 전무가 30여년간 기업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집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1부 청년의 노래, 2부 청년의 혼, 3부 아직도 청년 등 시대별로 총 3부에 걸쳐 구성됐다. 조 전무는 총 64편의 시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시로 ‘연필을 깎으면서’를 꼽았다. 이외에도 전체 시를 다 읽어본 지인들로부터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과 ‘차라리 홍수를 기다리며’ 등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시집을 ‘기다림을 통해 표현해낸 시’라고 자평했다. 2007년 첫 개인 시집 ‘나무는 뿌리만큼 자란다’를 출간한 이후 그는 3년간 펜을 잡지 않았다. 진심으로 마음이 통할 때까지 쓰지 않기로 작정한 것이다. 그는 “글 쓰는 행위가 자못 사치와 허위로 점철되지 않나 하는 자책 때문이었다”면서 “목까지 차올라 우러나올 때까지 참고 기다렸는데, 그 기다림을 통해 표현해 낸 시를 이번 시집에 담아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원으로 시작해 중견기업의 임원까지 30년간 직장인으로 살아온 장본인의 감정들을 글로 표현했다. 한 켠으로 대견하기도 하고, 쉽지 않았던 세월을 스스로에게 고백하는 감정을 담아낸 글이다.
조 전무는 “하루하루 치열한 삶 속에서도 글을 쓰지 않고서는 어찌하지 못하는 가슴 속의 불덩이를 표출하고자 써온 수많은 시 중 64편을 발표하게 됐다”며 “같은 시대를 비슷한 감정으로 살아온 직장인들에게 잠시나마 위로가 됐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바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