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영화 ‘옥자’에 대해 “관객의 숫자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오랫동안 회자되는 작품이면 좋겠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은 29일 오전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옥자’의 뒷얘기를 풀었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옥자’의 넷플릭스와 극장 동시상영으로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국내 빅3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갈등이 있었던 데 대해 “개봉까지 한 달 반이 걸려 마음고생을 했다”면서도 “이제 관객들이 2시간 동안 영화를 보며 체험할 일만 남았다”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영화 '옥자'는 이날 넷플릭스와 전 세계 상영 극장에서 동시에 개봉했다. 애초 국내 3대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도 개봉하려 했지만 "선 개봉 후 인터넷 서비스 원칙을 지키지 않아 영화 생태계가 교란된다"며 '옥자' 상영을 보이콧했다. 이에 '옥자'는 넷플릭스와 규모가 작은 개인 극장이나 자동차 극장 등 소규모 독립 극장에서만 상영하게 됐다. 씨네큐브 광화문의 경우엔 29일을 '옥자데이'로 지정해 두 군데의 전체 상영관에서 하루 종일 '옥자'만 상영한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제목이자 주인공인 ‘옥자’에 대해 “코끼리만한 사이즈의 돼지인데 순둥이면서도 소심하다”며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었지만 참 공을 많이 들여 귀엽고 사랑스럽게 재탄생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주인공 ‘미자’에 대해서는 “안서현 양이 연기한 미자라는 캐릭터가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다”라며 “천하장사가 오건 트럼프가 오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캐릭터”라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스타일인 블랙코미디와 관련해서는 “블랙코미디 같은 상황이 담기면서도 ‘옥자’에서는 제 영화 최초로 사랑의 감정이 나온다”라며 “소녀와 동물 간의 사랑으로 벌어지는 사건들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그는 영화 '옥자'가 어느정도의 관객을 동원할지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단순히 영화 흥행을 관객의 숫자, 이런 걸로 저울질하는데 그런 개념이 아닌 얼마나 오랫동안 이야기되고 다채롭게 이야기 될지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지구상 어디선가는 계속 큰 스크린이나 극장에서 상영이 이어지게끔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은 차기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차기작의 가제는 ‘기생충’인데 가족 이야기를 다룰 것 같다”라며 “아직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