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선 홍준표 후보가 원유철 후보가 제기한 ‘바른정당 입당 타진설’과 관련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한 데 이어 SNS를 통해서도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홍준표 후보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대업식 공작정치를 하는 두 사람은 전당대회 끝난 후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그런 것을 방기하면 이 나라가 후진국이 됩니다"라는 글을 올려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과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에 함께 나선 원유철 후보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홍준표 후보가 언급한 '김대업식 공작정치'는 '묻지마식 허위 폭로 행태'를 의미하는 것이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였던 이회창 전 총재를 겨냥했던 김대업 씨의 ‘병풍 사건’을 빗대 표현한 셈이다.
이처럼 당 대표 후보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은 26일 열린 자유한국당 당 대표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원유철 후보의 발언에 홍준표 후보가 격분을 하며 행사장을 나간 데서 시작됐다.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후보의 경쟁자 원유철 후보가 정병국 의원이 주장한 ‘바른정당 입당 타진설’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정병국 의원은 26일 발간한 ‘다시 쓰는 개혁 보수, 나는 반성한다’에서 지난해 12월 27일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의 분당 당시 상황을 공개했다. 그는 “홍준표 후보가 신당 창당 당시 측근(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을 통해 (바른정당) 합류 의사를 밝혔다”고 폭로했다.
이에 원유철 후보는 “홍준표 후보는 ‘새누리당의 분열을 막자, 보수를 통합해 정권 재창출을 하자’고 호소했는데, 정작 자신이 바른정당에 갈 마음이 있었던 건 아니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과도 SNS에서 한 차례 설전을 벌였다. 장제원 의원이 페이스북에 “새로운 보수가 추구할 비전을 보여주지 못하고 좌파, 운동권, 주사파 심지어 막말 논란까지 (일으키는데) 극우 정당을 하자는 건지 알 수 없다”고 홍준표 후보를 비판했다. 그러자 홍준표 후보는 곧바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텐데 자중했으면 한다”고 맞받아쳤다.
한편, 이준석 바른정당 의원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병국 의원이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폰에는 자동녹음 앱이 깔려있다. 홍준표 후보의 입당타진 녹취록이 존재할 수도 있다”고 밝히는 등 논란이 쉽게 잠재워지지는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