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3년간 해외지점 수 추이를 찾는 과정에서, 집계 기준이 아무리 봐도 이상했다. 특히 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린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의 지점 수를 집계하는 기준이 서로 다르고 모호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증권사 전체의 해외지점 수 추이를 보여주는 화면에서, 미래에셋대우는 현 통합사는 물론 옛 미래에셋증권 수치까지 함께 표기했다. 반면, KB증권의 경우 옛 KB투자증권은 별도로 해외지점 수를 표기해 혼란스러웠다.
두 증권사 모두 현 통합사만 표시해 주거나, 아니면 KB증권은 옛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 미래에셋대우는 옛 미래에셋증권과 KDB대우증권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상식적일 것이다. 그러나 모호한 기준에다가 비교 형태까지 다르다 보니, 결국 회사마다 일일이 따로 연락해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금투협 통계치는 적어도 해당 정보를 파악하는 데 있어서 무의미했다.
이에 대해 금투협 관계자는 “사실상 해외 집계는 사무소는 물론 해외법인까지 포함돼 있어, 회사별로 물어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고 답했다.
그뿐만 아니다. 금투협은 전자공시서비스를 통해 증권사별 애널리스트 현황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역시 증권사와 협회의 기준이 달랐다. 일례로 A증권사의 경우 금투협 자료에는 올 들어 애널리스트가 9명 증가했다고 기술되어 있었다. 하지만 해당 증권사는 보조연구원(리서치 어시스턴트·RA) 4명만 충원했을 뿐, 애널리스트는 단 한 명도 뽑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금투협 관계자는 “육아 휴직 등 개인 사유로 정식 리포트를 발간하지 않는 애널에 대한 정보가 즉각 반영되지 않다 보니 다소 괴리가 발생할 수 있다”라고 해명했다.
게다가 RA의 통계치 반영 여부도 증권사와 금투협의 개념이 서로 달랐다. 증권사들은 RA가 입사해 금융투자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1년 후 협회에 등록이 된다고 했다. 하지만 금투협 측은 “RA는 협회에 기본적으로 등록이 안 되는 게 원칙이지만, 사실상 RA를 몇 년 차부터 정식 애널리스트로 볼 것인가 등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라고 말해 힘이 빠졌다.
금투협은 국내 360여 개의 증권사, 자산운용 등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대한민국 자본시장 최대의 협회이다. 시장을 대표하는 기관 통계치는 해당 시장의 현상에 대한 이해와 예측을 위한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된다. 따라서 통계가 잘못되면 시장 파악 과정에서 혼란을 일으키고 신뢰도(信賴度)는 하염없이 추락하게 된다. 금투협 본연의 역할을 다시 한번 되새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