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와 장기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지면서 집에서 혼자 편하게 술을 즐기는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 막걸리와 수제 맥주, 와인, 위스키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바로 이들 ‘홈술족’을 겨냥하기 위해서다.
15일 국세청의 생활밀접업종 사업자 현황에 따르면 올해 1월 전국의 일반주점 사업자는 5만576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만9361명에 비해 6.1% 줄어든 규모다. 1년 만에 3600여 사업자가 폐업한 것. 하루 평균 10곳의 일반주점이 문을 닫는다는 의미다.
통계청 집계를 봐도 주점업 및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 2014년 7월에 7.6% 증가(전년比)한 이후 꾸준히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유일하게 지난해 6월 한 달만 증가세를 보였을 뿐이다. 지난 2월에는 전년동기 대비 4.2%나 감소하기도 했다. 2010년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무려 29.5%나 감소한 수치다.
이는 혼자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혼족 문화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매장 지출 대신 집에서 음주를 하는, 이른바 홈술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편의점 업계는 다양한 주류제품을 앞세워 ‘홈술’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올 3월 애주가들로부터 숙취 없는 막걸리로 이름난 ‘지평 생 쌀막걸리’를 선보였다. 지역 막걸리가 편의점에 입점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술은 깔끔한 목 넘김과 알코올 도수 5도로 숙취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는게 특징. 가정에서 막걸리를 즐기는 홈술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씨유)는 ‘대동강 페일에일’과 ‘국민 IPA’ 등을 내세워 수제맥주 경쟁에 나섰다. 맥주 전문점에서 즐길 수 있었던 수제맥주를 근처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개성있는 맥주를 찾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와인과 위스키의 대중화도 편의점이 견인하고 있다. GS25에서 판매하는 ‘넘버나인 크로이쳐’는 2만5000원이란 저렴한 가격이 눈길을 끈다. 깊은 풍미와 남다른 포도맛을 자랑하며 지난 3월 판매 5만 병을 돌파하기도 했다. 위스키 역시 조니워커 레드 레이블과 조니워커 블랙 레이블이 인기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김영란법(청탁금지법) 탓에 술집 소비가 감소했고, 이전보다 술을 적게 마시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유통업계에서 큰 손으로 부상한 혼술족, 홈술족을 겨냥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이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