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해외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15곳의 현지점포수는 최근 3년 동안(2014년 이후) 70개에서 57개로 19%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자산운용사 17곳의 해외지점 수는 28개에서 40개로 늘어 43%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증권사 가운데 해외지점 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곳은 미래에셋대우였다. 미래에셋증권과 KDB대우증권 합병 전 18개에서 현재는 14개로 줄어들었다. 그 다음으로 많이 감소한 곳은 유안타증권(4개→1개), KB증권(옛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 합병, 5개→3개) 순이었다. 그 외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대부분 증권사들은 3년간 변동이 없거나, 1곳이 줄어들었다. 유일하게 증가한 곳은 신한금융투자로 3년 간 5개에서 6개로 늘어났다.
이와 반대로, 자산운용사의 절반 이상은 지난 3년간 해외지점 수가 늘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한화자산운용이다. 3년 전만해도 해외지점이 한 곳도 없었지만, 올 들어 3개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 해외지점 수는 2개에서 4개로 늘었다. 나머지 자산운용사는 한 군데가 늘었거나 동일했다.
이처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해외지점 수 증감 추이가 반대로 흘러가는 것은 △초기 투자비용 △현지 사업환경 △투자 관심대상 등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증권사의 경우 우선 해외지점을 개설할 경우, 대규모 인력과 조직이 필요하다보니 초기 비용은 물론, 막대한 유지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 게다가 이미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현지 증권사와 경쟁하다 보니 수익을 내기에도 역부족이다. 결국 적자가 쉽게 날 수 있는 구조다 보니, 상당수 해외 지점이 문을 닫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자산운용사는 소규모 펀드·세일즈 인력만 있어도 운영을 할 수 있다. 또 해외 주식, 채권, 대체투자 등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현지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펀드 운용도 어느 정도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과거에 비해 적극적으로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해외법인의 경우, 적자가 난다고 꼭 접지는 않는다”면서 “현재 전체적인 해외법인 실적이 흑자를 기록하다보니, 한 쪽에서 벌면 또 다른 한쪽에는 투자를 하는 식으로 적절하게 유지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