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술(혼자 술마시기) 열풍 속에 수입맥주 업계가 급성장한 가운데 ‘4캔 1만원’ 판촉행사로 30대 남성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데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맥주 시장 초기에는 트렌드에 민감한 20대가 주된 소비층이었지만 고급화에 가성비가 더해지면서 남심(男心) 잡기에 성공했다는 풀이다.
빅데이터 서비스 전문기업인 NICE지니데이타에 따르면 올해 5년 차로 접어든 수입맥주 ‘4캔 만원’ 행사는 편의점 맥주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이 행사가 간헐적으로 시행되던 2013년과 비교할때 지난해 편의점에서 500㎖ 캔맥주 판매량은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편의점 맥주시장에서 26%에 그쳤던 수입맥주 비중은 공격적인 마케팅과 ‘혼술’에 힘입어 3년 만인 지난해 66%까지 치솟았다.
‘4캔 만원’ 행사와 수입맥주의 점유율 상승세는 수입맥주의 단가를 낮추는 효과도 가져왔다. 행사 이전 수입맥주는 1캔당 3500원 전후였던 데 비해 국산맥주는 2500원 전후로, 30% 이상의 가격 차이는 소비자가 국산 맥주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러나 행사가 고착화되면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수입맥주는 브랜드, 맛, 생산지, 다양성 등의 선택 요소까지 유리하게 작용해 판매량이 늘어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맥주 구매 고객층도 연령과 성별로 차이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수입맥주의 고객층은 남성이 63%, 여성이 37%를 차지하며, 연령대 기준으로는 20대 50%, 30대 30%, 40대 14%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맥주 고객층과 비교할 때 유행에 민감한 20~30대와 여성 고객의 비중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NICE지니데이타가 분석한 4캔 만원 할인행사를 통한 수입맥주 구매 고객층을 보면 일반적인 수입맥주 고객층에 비해 20대는 9.5% 감소한 반면 30대는 8.8%, 40대는 1.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 비중이 일반적인 수입맥주 고객층보다 6.3% 증가했다. 결국 4캔 만원 할인행사는 남성과 30대 고객층을 유인하는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었던 셈이다.
NICE지니데이타 김수현 연구원은 “30대 남성 소비자에게 편의점 ‘4캔 만원’ 행사는 고급화와 가성비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주류 유통시장의 성공한 마케팅 전략”이라며 “기존 수입맥주 주고객층이 20대라는 점을 감안할 때 ‘4캔 만원’ 행사는 편의점 수입맥주 고객층의 저변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