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의 일시 가동중단(셧다운)을 지시하고, 공정률 10% 미만의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신규 석탄화력발전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7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공정률 10% 미만인 석탄화력발전소는 △강릉안인 1·2호기 △삼척포스파워 1·2호기 △당진에코파워 1·2호기 △고성하이 1·2호기 등 총 8기다. 이들 발전소는 박근혜 정부가 수립한 에너지 수급계획에 따라 인가받은 것으로, 이르면 2019년 준공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건설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SK가스가 지분을 갖고 있는 고성그린파워가 건설 중인 고성하이 1·2호기는 올해 2월 착공했으며, 남동발전과 삼성물산이 지분을 투자한 강릉에코파워가 건설 중인 강릉안인 1·2호기는 올해 7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에너지가 추진하고 있는 삼척포스파워 1·2호기와 SK가스가 주도하고 있는 당진에코파워 1·2호기는 아직 착공 날짜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신규 석탄화력발전업계는 정부에서 말하는 공정률 기준이 모호하다고 주장한다. 발전소를 짓는 과정에는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를 받는 것부터 시작해, 주민 동의를 얻는 과정까지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인허가 등 착공 전 단계까지 포함한다면 8기 모두 공정률은 10%를 넘는다는 주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정부에서 말하는 공정률에 대한 기준이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모호하다”며 “업체들이 보는 공정률 기준은 사업 준비 단계부터 포함되는 것인데, 인허가 절차부터 포함한다고 치면 모두 10%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공정률 10% 기준에 걸려 발전소 착공이 무산될 경우 사업당 수천억 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발전소 투자자와 관련 분야 종사자, 지역 주민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어 정부가 재검토 후 공사 중단 결정을 내리면 정부와 민간 업체 간 법정공방도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