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6~7월 완공될 세계 최대 평택 반도체 공장 준공식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 등으로 일정조차 아직 잡지 못한 데다 초대 손님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2일 “평택공장은 올해 중순 완공될 예정이지만 준공식 계획은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15년 5월 기공식을 열고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 15조6000억 원을 투자한 첨단 반도체 생산설비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이 공장은 축구장 약 400개 넓이인 289만㎡(87.5만 평)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이자, 현재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가지고 있는 기흥, 화성 단지를 합한 면적과 비슷하다.
삼성전자는 평택공장에서 최신 공정인 4세대 64단 3D V낸드플래시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공장이 가동되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선두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35.1%로 2위인 도시바(17.4%)와 2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평택공장 건립을 기념하는 자리인 준공식의 윤곽은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총수가 부재한 상황에서 준공식에서 축포를 터뜨리며 성대하게 치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흥과 화성부터 평택까지 반도체 공장을 준공하며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성했는데, 조용히 준공식을 넘기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 부회장의 1심 재판 역시 8월이기 때문에 재판 결과에 따라 준공식을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준공식 일정 등 계획이 잡히지 않으면서 행사에 참석할 인사들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통상 공장의 기공이나 준공식에는 회사 관계자뿐만 아니라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특히 삼성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되면서 정관계 인사 초청 명단을 작성하는 데도 더욱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평택공장 기공식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해 직접 축사를 한 바 있다. 따라서 준공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