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리테일 지분 69%를 6000억 원에 매각한 뒤, 대규모 지배구조 수술에 나선다. 이랜드월드 내 패션사업부문을 별도법인으로, 이랜드파크를 자회사로 올리는 등 지주사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랜드 측은 사업부별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업 투명성과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랜드그룹은 지주비율과 손자회사의 계열사 주식 소유 금지 등 공정거래법이 정한 순수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한 조직구조 개편 준비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앞서 이랜드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이랜드리테일 지분 69%를 6000억 원에 큐리어스파트너스 등 사모펀드 운용사 컨소시엄(PEF)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랜드그룹은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내달 만기가 돌아오는 300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총매출 5조 원에 뉴코아아울렛과 NC백화점 등 전국 53개 지점을 보유한 유통 법인으로 이랜드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이랜드월드→이랜드리테일→이랜드파크로 이어지는 수직 지배 구조에서 이랜드월드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파크를 수평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로 개편하는 것이다. 시기는 이랜드리테일 상장 직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월드는 이랜드파크 지분 85.3%를 인수해 100% 자회사로 설립한다. 외부투자자가 4000억 원을 출자하고 이랜드월드가 2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투자자 실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 상반기 내 거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2018년 6월께 이랜드리테일 상장(IPO)이 완료되면, 패션부문도 분리할 예정이다. 이랜드그룹의 계획대로 패션사업부를 독립시켜 종속회사로 편입하고 이랜드리테일을 상장하면 자회사 주식가치가 늘어나게 됨으로써 장부가액 조정 등을 통해 지주비율 요건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월드 내 국내 패션사업부문은 Δ제조·유통일괄(SPA) 29개 Δ아동브랜드 6개 Δ쥬얼리·캐주얼 등 총 40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의류유통 자회사 이랜드리테일은 신사·숙녀·캐주얼 등 25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로서도 선진적인 지배구조 체계를 갖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