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취임 100일을 맞았다. 트럼프는 부동산 재벌이자 리얼리티 TV쇼의 스타, 포퓰리스트적인 측면 등으로 지난해 대선 유세 내내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1월 20일 취임 이후에도 트위터 등을 통한 공격적인 발언 등으로 소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역대 대통령 중 누구보다 많은 화제를 모았던 트럼프의 취임 첫 100일 행적을 그의 전임자들과 비교해 정리했다.
◇ 취임 100일간 제정한 법안 수는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940년대 이후 역대 그 어떤 대통령보다 취임 첫 100일간 더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률 제정을 많이 한다고 그만큼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확실히 트럼프는 무려 28개의 법률을 제정했다. 이는 지미 카터 이후 버락 오바마까지 6명의 전임자와 비교하면 가장 많은 것이다. 다만 트럼프가 제정한 법률 대부분은 오바마 시기 통과된 법들을 원상태로 돌리는 것이었다. 반면 오바마는 취임 첫 100일간 불과 14개의 법률에 서명했지만 여기에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역사적인 8000억 달러(약 912조 원) 규모 경기부양책도 포함됐다고 FT는 강조했다.
◇ 행정명령
행정명령에서도 트럼프는 30개로 전임자들보다 월등한 수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취임 첫 2주간 트럼프는 무슬림 7개국 국민의 입국을 금지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며 오바마케어를 겨냥하는 등 큰 파문을 불러 일으킨 결정들을 행정명령으로 했다고 FT는 설명했다.
◇ 골프는 얼마나 많이 했나
트럼프는 트위터 상에서 오바마가 골프를 너무 많이 친다고 무려 26차례나 비판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오바마를 능가하는 골프광으로 남을 전망이다. 미국 CBS방송의 분석에 따르면 오바마는 8년간의 임기 중 무려 333차례 골프를 쳤지만 취임 첫 100일간 플레이 횟수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반면 트럼프는 17차례나 골프를 즐겼다. 특히 그는 취임 첫 100일간 14차례 맞은 주말 중 절반을 자신의 초호화 별장인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리조트에서 보냈다. 그가 이곳에 체류한 시간은 17일 14시간에 이른다. 미국 의회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가 마라라고를 방문할 때마다 납세자의 부담이 3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 지지율
여론조사업체 갤럽이 1940년대 조사를 시작한 이래 트럼프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취임 초기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트럼프 지지율은 취임 이후 첫 2개월 만에 40% 밑으로 떨어졌다. 아무리 인기가 없던 대통령도 취임 초기 지지율이 이렇게 낮지는 않았다.
그러나 단지 지지율만으로 트럼프의 인기가 추락하고 있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공화당 지지자들은 여전히 이전 공화당 출신 대통령과 비슷하거나 좀 더 높은 수준으로 트럼프를 지지하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 달러화 가치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달러인덱스는 28일 전 거래일 대비 0.1% 하락한 99.0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개월간 달러 인덱스는 1.5% 하락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중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화 가치가 너무 강하다고 불평하고 나서 하락폭이 더욱 커졌다. 여전히 트럼프 취임 첫 100일 달러화 가치는 전임자인 오바마보다는 높다. 오바마 취임 초기 달러인덱스는 80선에서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