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유회사 이데미쓰고산이 애플의 차기 스마트폰 덕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재료 공급업체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애플이 연내 출시 예정인 이른바 ‘아이폰8’ 시리즈에서 OLED 디스플레이 탑재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데미쓰고산은 아이폰8 부품 제공 업체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애플이 OLED 탑재 아이폰을 내놓을 경우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게 된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OLED 채택으로 인해 그간 아이폰과 인연이 없던 일본 업체들이 부품사로 변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데미쓰고산은 일본에서 OLED 재료업체보다 정유회사로 더 유명하다. 이데미쓰고산은 일본 내 2위 정유업체다.
그러나 이데미쓰고산은 1970년대 석유파동을 겪은 석유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자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다. 그렇게 해서 눈을 돌리게 된 분야가 바로 OLED 분야였다. 처음부터 쉽지 않은 길이었다. 이데미쓰고산은 OLED 개발 분야에서도 가장 까다롭다는 청색 픽셀 개발에 중점을 뒀다. 청색 픽셀은 전체 디스플레이 색깔에서 중요한 색이지만 다른 색상에 비해 수명이 오래가지 못하는 등 개발이 어렵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개발 난이도가 컸지만 이데미쓰고산은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나가세 다카미쓰 이데미쓰고산 전자재료사업부 전략 책임자는 “10년 전부터 OLED와 관련한 모든 핵심 특허를 가지고 있었으나 실질적으로 자립한 것은 3~4년 됐다”고 말했다. 현재 이데미쓰고산이 만든 OLED 재료는 구글 픽셀폰과 삼성전자 갤럭시 등 스마트폰에 널리 쓰이고 있다.
그간 아이폰과 인연이 없었던 다른 일본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OLED 스크린을 만드는 거대 진공기계 산업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캐논토키코퍼레이션이나 OLED 픽셀을 찍어내는 데 필요한 ‘정밀 금속 메쉬(mesh)’ 생산업체인 다이닛폰인쇄(Dai Nippon Printing)와 돗판인쇄(Toppan Printing)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OLED 관련 업체들이 애플에 거는 기대는 크다. 시장조사기관 IHS마르키트는 2017년 OLED 시장이 227억 달러(약 26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샌포드C.번스타인의 알베르토 모엘 애널리스트는 “이미 삼성전자가 수년간 OLED를 사용하고 있지만 애플이 채택한다면 이 기술의 대중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애플이 하면 다른 업체도 따라하고 싶어하기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