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10월이면 배당주 투자가 주목을 받는다. 12월 결산법인의 연말 배당을 앞두고 배당주 투자를 위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엔 이같은 배당주 투자의 계절성이 둔화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며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상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725개 가운데 지난해 현금배당을 실시한 522개사의 배당금 총액은 20조9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이들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1.80%를 기록, 1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 1.43%를 0.37%포인트 상회했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의 시중금리 역전 현상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배당 투자 본격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은 2011년 유럽재정위기 이후 장기간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대내적으로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한 가운데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주변국의 대외적 경제변수 발생 등이 주식시장 상승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한국 주식시장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을 지속하며 낮은 밸류에이션 국면에 있다.
코스피가 순자산가치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은 향후 주식시장의 중장기적인 상승을 담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는 여전히 7% 내외 정도로, 1%대 금리에 비하면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박인희 신영자산운용 배당가치본부장은 “2016년 이후 글로벌 경기가 정점을 통과한다고 보고, 보수적으로 기업이익을 감소를 가정해도 7%대 내외의 ROE는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상장기업들의 7%대 ROE는 금융위기 수준으로, 이익유보 보다는 배당성향 확대를 통한 ROE 상승의 필요성도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당주펀드의 수익률도 양호한 편이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배당주펀드의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2.31%로, 인덱스펀드(K200인덱스, 2.43%)를 제외한 액티브펀드(일반주식, 중소형주)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은 2%를 나타냈다. 특히 2조5039억 원으로 운용설정액이 가장 큰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C형은 3년과 5년 수익률이 각각 20.97%, 62.67%를 기록했고, 2003년 설정일 이후 누적 수익률은 596.98%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