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배당금 소득이 20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자료 분석을 시작한 1975년 이후 처음이다. 전체 배당금 소득이 늘어난 만큼,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받아갈 배당수익 역시 급증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국민계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 및 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의 배당금 소득은 22조2951억 원으로 2015년(17조6469억 원)보다 26.3%(4조6482억 원) 급증했다. 게다가 지난해 가계의 전체 재산소득 146조4979억원 가운데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5.2%였다.
가계의 배당금 소득이 급증한 것은 기업들의 배당금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배당금을 늘리고 있는 추세”라며 “특히 지난해의 경우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늘면서 배당금도 함께 증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업 배당금 확대와 함께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배당수익 또한 어마어마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상당수의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적게는 100억 원대, 많게는 1000억 원대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았다.
지난해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은 총수는 이건희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2016 회계연도에 전년도(1771억 원)보다 7.4% 증가한 1902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리며 8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 회장은 3.38%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전자에서 가장 많은 배당금 1374억 원을 챙겼다. 이어 삼성생명(498억 원), 삼성물산(30억 원) 등의 순으로 배당수익을 올렸다.
이 회장의 배당금 규모는 2위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정 회장은 현대자동차,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주요 계열사 3곳으로부터 773억 원의 배당을 받는다.
정 회장 다음으로 배당금을 많이 받는 그룹 총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다. 최 회장은 SK㈜를 비롯한 3개 계열사로부터 610억 원에 달하는 배당수익을 올렸다. 지난해 3월 등기이사로 복귀했던 최 회장의 지난해 연봉이 15억7500만 원임을 감안할 때, 배당은 이보다 40배 많은 셈이다.
최 회장에 이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262억 원), 현대차(151억 원), 기아차(78억 원), 현대위아(6억 원), 이노션(4억 원)으로부터 약 501억 원을 배당을 받게 된다.
이재용 회장의 경우, 삼성전자(231억 원), 삼성물산(180억 원), 삼성SDS(53억 원), 삼성화재(3억 원), 삼성생명(1억 원) 등에서 468억원을 배당 수익을 올렸다. 이 금액은 전년보다 25.5% 늘어난 수치다. 이는 삼성전자가 2014년부터 주주환원 정책을 본격적으로 도입한 결과로, 전체 배당금은 지난해보다 31.9% 증가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1.28%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인 LG는 지난해 20287억 원(보통주 1주당 1300원, 종류주식 1주당 1350원)의 배당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1945만8169주를 보유한 구 회장은 255억 원의 배당금을 받게 됐다.
그 다음으로 배당금을 많이 챙긴 그룹 총수는 이재현 CJ 회장으로 169억9700만원을 배당 받았다. 이외에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각각 111억 원, 107억 원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한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경우 한진을 제외한 대한항공, 한진칼 등 계열사가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아 지난해 책정된 배당금은 3억2909만 원에 머물렀다. 앞서 한진은 보통주 1주당 40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또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무배당이었다. 2014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2003년 이후 첫 무배당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역시 영업부진으로 배당은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